[자율주행 서울①] 새벽부터 심야까지…구석구석 번지는 '교통혁신 실핏줄'


상암에서 시작, 청와대·강남 거쳐 서울 전역으로
일반시민, 관광객, 사회적 약자 아우른 공공자산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 청계A01이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일대에서 운행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을 운전대 없는 버스가 누비고, 앱으로 호출한 무인 택시가 강남의 복잡한 도로를 질주한다. 서울시가 '자율주행 선도도시'를 선포하며 택시부터 마을버스, 청계천 셔틀까지 다양한 미래 교통수단을 도로 위로 올리고 있다. 서울시 자율주행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직접 현장을 누빈 르포를 통해 자율주행이 과연 서울 대중교통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 될 수 있을지 4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지하철과 버스가 닿지 않는 새벽녘, 혹은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심야 시간대. 서울 시민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새로운 '실핏줄'이 등장했다. 서울시가 '자율주행 선도도시'를 선포하며 구축해온 다층적 교통망이 실증을 넘어 상용화의 궤도에 안착한 모습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6개 지구에서 25대 차량(버스 16대)이 운행 중이며, 누적 탑승객은 17만9000명을 넘어섰다. 이제 서울 곳곳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일상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가 자율주행을 추진한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대중교통이 도달하지 못하는 새벽·심야 시간대, 교통 소외지역,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새벽 출근 노동자와 야간 근무자를 위한 교통 서비스 확대, 버스 기사 수급 문제 해소가 핵심 과제였다.

서울형 자율주행의 역사는 4년 전인 2022년 2월, 상암동에서 시작됐다. 국내 최초로 시작된 '자율주행 수요응답형(DRT)' 유상운송 서비스는 시민들이 전용 앱(TAP!)을 통해 요금을 지불하고 탑승하는 정규 교통수단의 첫 모델이었다. DMC역과 아파트 단지, 오피스 지역을 잇는 이 서비스는 현재까지도 2000원의 요금을 유지하며 운영 중이다. 초기의 기술적 실험을 넘어, 이제는 지역 주민들에게 익숙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상암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차량은 'DRT'를 포함해 지난해 5월부터 운행 중인 순환버스로, 이 둘의 누적 탑승객은 6500명을 넘어섰다.

상암동에서 상용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서울시는 이후 도심과 관광지 곳곳에 특화된 노선을 투입하며 보폭을 넓혔다. 특히 2022년 12월 도입된 청와대 순환버스는 자율주행 대중교통의 '스타 노선'으로 떠올랐다. 경복궁역과 청와대 주변 2.6km 구간을 운행하는 이 버스는 올해 2월 말 기준 누적 탑승객 7만2387명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는 서울시 전체 자율주행 노선 중 가장 높은 이용률이다.

기술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진화했다. 2024년 9월 도입된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택시 대란이 극심한 강남과 서초 일대 20.4㎢를 누비며 시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고 있다. 7754건에 달하는 호출 건수와 무사고 기록은 복잡한 도심 도로 환경에서도 자율주행이 실전형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지난해 9월 청계천에 투입된 전용 셔틀은 보행자가 많은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1만2000명 이상의 시민을 실어 나르며 기술적 신뢰도를 높였다.

자율주행은 생활권 깊숙한 마을버스 형태로도 스며들어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다. 사진은 자율주행 마을버스 동대문A01(장한평역~경희대의료원)의 모습. /서울시

◆'따뜻한 기술'로 진화… 새벽 노동자와 소외지역 잇는 촘촘한 복지망

자율주행 기술의 숙련도는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보장'이라는 공공성도 지향한다. 그 중심에는 2024년 11월 운행을 시작한 새벽동행 자율주행 버스 'A741'(도봉산역~영등포역)이 있다. 기존 노선을 급행화해 첫차 이용객이 몰리는 핵심 구간만 집중 운행하는 이 버스는 새벽 출근길 시민들의 소중한 시간을 평균 20분가량 단축하며 누적 2만6000명 이상의 시민과 함께했다.

이어 서울시는 새벽 자율주행 버스 노선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 구파발~양재역(23.5km) 구간 노선이 이미 운행을 시작해 도심의 남북을 잇고 있으며, 이달에는 상계~고속터미널 노선이 추가로 개통됐다. 금천~세종로 노선도 곧 개통될 예정이다.

자율주행은 생활권 깊숙한 '마을버스' 형태로도 스며들어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있다. 2025년 6월 동작구(숭실대~중앙대)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동대문구(장한평역~경희대의료원)와 서대문구(가좌역~서대문구청) 등 교통 소외지역에 잇따라 투입됐다. 정류소 15~23개를 촘촘히 잇는 이 서비스들은 주민 만족도 90% 이상을 기록하며 지역 사회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동대문구 노선은 짧은 기간임에도 5600명 이상의 주민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향후 신규 노선 확충과 더불어 완전 무인화 기술 고도화, 유상 운송의 점진적 확대를 통해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자율주행 네트워크'를 완성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계 최초 자율주행 기반 '24시간 중단 없는 대중교통 서비스'의 기틀을 만들어 첨단기술 교통의 수혜가 소외된 사회적 약자에게 먼저 돌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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