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감사원 고위공무원의 뇌물 수수 사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간 '핑퐁 공방' 끝에 일부 혐의만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정재신 부장검사)는 22일 "검찰과 공수처 간에 보완수사 문제로 이견이 있었던 감사원 고위공무원(3급)의 뇌물수수 사건을 일부 기소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불기소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3급 간부 A 씨는 지난 2013년부터 건설·사회간접자본(SOC)·시설 분야 감사를 담당하며 차명으로 만든 회사를 통해 건설업체에서 공사를 수주하는 방식으로 19회에 걸쳐 총 15억8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하고, 법인자금 총 13억2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은 2021년 9월 내부 감사로 이를 적발했고, 같은 해 10월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수처는 2022년 2월 A 씨를 정식 입건하고 수사를 진행한 뒤 2023년 11월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하며 사건을 넘겼다.
공수처는 2022년 2월 A 씨를 정식 입건하고 건설업체와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2023년 11월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기각하자 약 2주 뒤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했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고위 경찰을 상대로만 직접 기소를 할 수 있어 A 씨를 직접 기소할 수 없다.
검찰은 2024년 1월 증거·법리 검토 불충분 등을 이유로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사건을 공수처에 반송했고, 공수처는 "법률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며 사건 접수를 거부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혐의 유무를 명백히 하고자 법원에 압수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공수처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수사할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수사 요구와 보완수사 모두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건 송부일로부터 약 2년 4개월이 지나도록 수사가 진척되지 못한 채 일부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한 점을 고려, 현재까지 증거관계를 토대로 종국처분하면서 총 16회 약 12억9000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는 불기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추후 공수처에서 추가 자료가 송부되는 경우 불기소 부분의 재기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에게 보완수사 요구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고, 검찰 자체의 보완수사권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결과가 드러난 사례"라며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중수청, 경찰과의 관계에서도 본건과 같은 사례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어 제도 설계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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