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진주영 기자] 현금 살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당의 제명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충분한 소명 기회가 보장되지 않은 채 과도한 징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7일 김 지사가 민주당을 상대로 낸 제명 처분 효력 정지와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열었다. 김 지사 측은 이날 "정당이 절차적, 실체적으로 위법한 내부 결정으로 채권자의 헌법적 법률적 권리를 배제했다는 게 이 사건의 핵심"이라며 "의혹 제기 단계임에도 당헌·당규가 보장한 절차를 배제하고 최고 수위의 징계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도내 청년들을 격려하는 술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진 일"이라며 "이후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인지하고 당일 지급한 돈을 모두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 바로 고발장이 접수되고 이튿날 불과 12시간만에 속전 속결로 제명 결의가 이뤄졌다"며 "경선 일정 타이밍에 맞춰 의도적으로 기획된 내용이 아닌지, 절차와 타이밍이 조절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재판부를 향해 "공직자로서 더 엄격하게 처신했어야 하는데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경선 참여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이 사안을 오늘 안으로 꼭 살펴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본인이 스스로 금전을 제공했음을 인정했고 경찰 압수수색까지 진행된 상황"이라며 "정치적 목적이라고 하는 건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 증거도, 개연성도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유사 사건으로) 당선 무효된 사례가 있고 김 지사의 경우 금액이 커 처벌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김 지사가) 그대로 경선에 출마했다면 당의 노선과 이미지에 엄청난 피해가 있었을 것이고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4개월 전에 알았다면 정상적 징계 절차가 이뤄졌겠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비상 징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재판부가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심문을 마친 뒤 "이번 사안이 비상 징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재판부가 균형있게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30일 전북 전주시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지역 청년 및 현직 시·군의원 모임에서 대리운전비 명목으로 인당 1만~10만원씩 현금 총 68만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김 지사의 사무실과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민주당은 지난 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김 지사 제명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김 지사는 제명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재판부는 오는 8일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 시작을 고려해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