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가 복제약(제네릭) 약가를 낮추고 혁신형 제약기업을 우대해 제네릭에 의존하던 제약산업 혁신을 지원한다. 건강보험 재정 지출 절감과 국민들 약품비 부담도 줄어든다.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26일 보건복지부는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제네릭 약가 산정률 인하 등이 포함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현재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인 복제약과 특허만료 약가 산정률을 45%로 낮췄다. 개편 산정률은 하반기부터 시행한다. 이미 등재된 특허만료 오리지널, 제네릭에 대해서는 2012년 등재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조정한다.
주요국보다 높은 제네릭 약가는 건보 재정을 악화하고 국민 약제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2.17배 비싸다. 약품비 지출도 2017년에서 2024년 사이 62.1% 늘었다. 정부는 국내 제약산업이 높은 제네릭 약가에 기대 신약 개발·생산 투자가 미흡한 영세 제약사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약가 인하는 약 10년간 연차적·단계적으로 낮춰 2036년 마친다. 혁신형 제약기업·준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서는 49%, 47%로 조정하는 특례를 주고 특례기간은 각각 4년, 3년 부여한다. 특례기간 종료 후에는 기본 산정률 약가 45%로 조정한다.
이 경우 건보 재정 절감과 함께 국민 의료비 부담도 감소한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복합 만성질환자가 노바스크정, 리피토정, 트라젠타정이 포함된 약을 복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2만1000원 약값이 줄어든다.
복제약 등재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20번째 제네릭부터 직전 최저가 대비 15%씩 인하하던 계단식 약가 인하는 13번째 제네릭부터로 강화한다. 동일 성분 제제 13개 초과를 유발한 제네릭에 대해 계단식 약가인하에 준하는 산정 방식을 적용하는 다품목 등재 관리도 실시한다.
적응증 확대, 투약 조건 완화 등 사용범위 확대는 현행대로 수시 조치하되, 약가 인하 시기는 정례화해 약가 조정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선별등재 이후 약제도 대상으로 포함하되 임상 유용성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된 약제 중심으로 평가하는 등 선별등재 원칙과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편해 운영할 계획이다.
제약산업의 제네릭 의존도를 낮추면서 신약개발 활성화 등 혁신도 지원한다. 올해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등재 기간을 현재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신속등재를 실시한다. 신속하게 급여가 된 치료제에 대해 임상적 성과를 평가하고 급여에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치료성과 기반으로 약제 가치를 평가하는 비용효과성 평가 체계 고도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혁신적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개발 의약품의 대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약가유연계약제(가칭) 적용 대상을 신규등재 신약, 특허만료 오리지널, 위험분담제 환급 종료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올해 2분기 확대한다. 약가유연계약제는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 별도 계약을 체결해 건강보험 신속 등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 혁신에 대한 보상체계도 만들었다.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약가 가산 60%를 국내서 의약품 생산 조건으로 최대 4년 보장한다. 사용량-약가 적용에 따른 약가 조정시 인하율 감면비율도 기존 30%에서 50%로 높인다. 준혁신형 제약기업을 새로 지정해 약가 가산(50%)을 최대 4년간 부여한다.
의약품 수급 안정을 위해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도 개선한다. 퇴장방지의약품 지정기준을 상향하고 국가필수의약품일 경우 직권 지정을 활성화한다. 원료 인상분 즉시 반영, 원가보전 기준 현실화 등 보상도 강화한다. 퇴장방지의약품 공급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수급안정 선도기업’으로 지정해 별도의 약가 우대 방안을 적용한다. 수급안정 선도기업 선정 제약사가 신규 등재하는 제네릭은 약가 가산 50%를 최대 4년간 우대한다.
원료 자급화, 생산기반 유지가 필요한 의약품은 약가를 10년 이상 우대(68%)한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결과에 따라 건강보험요양급여규칙,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등 관련 법규 개정에 나선다. 이미 등재된 의약품 약가 조정은 올해 하반기 시작한다. 2분기부터 민관협의체를 운영해 준혁신형 제약기업 육성 등 세부 이행방안을 논의하고 중장기 과제를 찾는다.
한편 특정 분야 24시간 진료체계 유지와 야간 휴일 의료 수요 대응을 위한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에 알코올 분야를 포함하고, 소아 등 기존 분야도 추가 공모한다. 급성기 알코올중독은 자·타해 위험성으로 24시간 상시 대응과 재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국 알코올 전문병원은 7개 뿐이다.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 약가 제도를 주요국 수준으로 선진화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인 국민 치료 접근성과 보장성은 높이고 약품비 부담은 경감될 것"이라며 "또한 연구개발·필수의약품 수급 안정 노력에 대한 보상 체계를 구축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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