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경찰은 박왕열을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압송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박왕열은 이날 오전 2시35분께 필리핀 앙헬레스를 출발해 약 4시간 만인 오전 6시41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전 7시16분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왕열은 검은색 야구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수염이 덥수룩했다. 굳은 표정으로 호송차에 올라탄 박왕열은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이송됐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 유승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수감 생활 중에도 다량의 마약을 국내로 반입·유통해 우리 국민 안전을 크게 해친 엄중한 혐의를 받는다"며 "체포 당시 압수했던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철저히 분석해 공범자 조사 및 마약조직 실체를 규명하고, 신속히 구속영장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TF 소속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피의자는 즉시 수사기관에 인계돼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임시 인도는 법무부와 경찰청, 외교부, 검찰청 등 국내 유관 기관과 필리핀 법무부, 양국 대사관이 긴밀히 협력한 결과"라고 했다.
박왕열은 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20년 필리핀 당국에 검거돼 징역 60년을 선고받고 필리핀 뉴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러나 수감 중 휴대전화를 사용해 한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하고 호화로운 교도소 생활을 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두 차례 탈옥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양국 간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박왕열을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필리핀과 수차례 실무 회담 등을 진행했지만, 필리핀 당국은 박왕열이 이미 필리핀에서 재판을 마치고 실형을 살고 있다는 사유로 임시 인도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박왕열의 임시 인도를 직접 요청했다.
법무부는 검찰·경찰과 협력해 신속히 임시인도를 청구하고, 필리핀 법무부와 보증 조건 등을 포함한 협의를 거쳐 인도 승인을 받아냈다. 또한 과거 탈옥 전력 등을 고려해 호송 경로와 방식도 사전에 조율했다.
국내 송환을 위해 검찰, 경찰, 교정당국 등으로 구성된 호송팀이 편성됐으며, 비행 중 돌발 상황에 대비해 의료 인력과 기동순찰팀도 투입됐다.
검찰과 경찰은 박왕열이 공범들과 함께 필리핀에서 국내로 마약을 밀수·유통한 혐의 등을 집중 수사하고, 범죄수익 추적 및 환수에도 나설 방침이다. 법무부는 추가 범행이 확인될 경우 필리핀 당국과 공조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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