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사망자 5년 새 2배 ↑…공영장례 품격 높이기 '숙제'


마포구, 충분한 추모 시간 보장 '효도장례' 도입

서울 무연고 사망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공공 장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더팩트 DB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서울에서 가족이나 지인 없이 생을 마감하는 무연고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공공 장례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자치구는 자체 장례 지원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 장사정보서비스 '2024년 장사업무통계'를 보면 서울 무연고 시신 처리 현황은 지난 5년간 해마다 증가했다. 2019년 529명→2020년 670명→2021년 814명→2022년 1109명→2023년 1129명→2024년 1396명으로 늘었다. 약 5년 만에 2.1배 가까이 늘어났다.

고령화에 1인 가구가 증가한 영향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가 파편화 되고 주변에 사회적 지지 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혼자 고령이 되는 경우가 증가했다. 가족 관계도 원활하게 유지되지 않으면서 무연고 사망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21년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제를 도입했고 지자체별로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광역지자체 중 처음으로 조례를 제정해 공영장례 제도를 운영 중이다. 공영장례는 무연고 사망자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빈소 마련, 화장, 봉안 등 장례를 지원하는 제도다.

시에 따르면 자치구 조례에 따라 공영장례 주관, 책임은 구청장에게 있다. 이에 시는 구에서 진행하는 공영장례 사업에 통계 관리, 예산 등을 서포트하는 형식으로 지원한다. 서울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공영장례 지원 대부분은 시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늘어나는 무연고 사망자에 대비해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공영장례 사업이 눈에 띈다. 마포구는 시 지원을 받는 공영장례 이외에 서울 자치구 최초로 장례 지원체계 '효도장례'를 구축했다. 고인 추모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등 고인 예우 미흡 문제가 지적된 공영장례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또한 무연고자와 다름없지만 연고자가 있어 장례 지원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마포구는 최소한의 장례 절차와 추모 시간을 보장하면서 고인의 존엄을 지키는 효도장례를 시행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더팩트 DB

구는 '효도장례'를 통해 최소한의 장례 절차와 추모 시간을 보장하면서 고인의 존엄을 지키는 체계를 마련했다. 장례 절차 없이 화장 또는 매장하던 직장 중심에서 벗어나 고인을 기리고 기억할 수 있는 추모공간을 확보했다. 지원 대상은 무연고 사망자와 함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한 사망자, 실질적으로 장례를 치를 형편이 되지 않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이다.

예산 부담은 덜었다. 마포복지재단에서 이미 시행 중이던 무연고자 장례 사업을 활용하면서 별도 예산은 투입하지 않는다. 구가 '효도장례' 대상자의 사전 의향서를 접수, 대상 여부 확인 등 행정업무를 수행해 마포복지재단에 전달하면 마포복지재단은 장례비용 지원 등 업무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사)행복나눔 연예인봉사단은 인력과 물품 지원 등을 한다.

구 관계자는 "시 지원으로 진행하는 공영장례와는 별도로 고인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 연고자는 있으나 경제적 문제 등으로 장례를 못 치르시는 분들까지 지원하기 위해 '효도장례'를 기획했다"며 "사회적으로 단절된 1인 가구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향후 대상을 더 넓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연고 사망자 수가 증가해 공공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지자체가 고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공영장례 체계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실 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무연고 사망자 수는 매년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고령 인구에 편입되고 1인 가구도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서 바람직한 공영장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장례 절차 진행은 입찰을 거쳐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고인을 존엄하게 모실 수 있는, 책임감 있는 업체를 선별해서 정해야 한다"며 "예산의 경우 단가가 낮게 책정된 경우가 있는데 현실화할 필요가 있고 장례 관련 인력 문제는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il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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