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인지 기자] 법왜곡죄 시행 12일 만에 관련 고소·고발이 8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법왜곡죄 수사 전문성 논란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 조은석 특별검사 등 3건을 맡아 수사 중이다. 일선 경찰서는 주로 개인 판결을 문제 삼은 5건을 수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법관 대상 4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검찰 대상 1건, 경찰 수사관 대상 3건이다.
이병철 법무법인 아이에이 변호사는 지난 12일 법왜곡죄 시행 전 국민신문고를 통해 지 부장판사가 지난해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잘못 계산해 부당하게 석방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이 변호사 주소지 관할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서 내사(입건 전 조사)가 진행되다가 서울청으로 이송됐다.
이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결정을 두고도 조 대법원장을 고발했다. 그는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으로서 적용해야 할 법령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약 7만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종이로 출력해 사전 검토·심리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지난 16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검 등 3대 특검 수사팀 26명을 포함해 총 28명을 법왜곡과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청에 고발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주요 인물의 수사·기소·재판 과정에서 강압적인 진술을 확보하는 등 부적법한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다.
경찰은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구체적인 수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수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 자문을 거쳐야 할 것 같다"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법왜곡죄 수사를 둘러싼 전문성 논란에 대해서는 "광역수사단만 봐도 변호사 자격을 가진 인력이 50명가량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법 전문성은 굉장히 뛰어나다"며 "경찰이 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보는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법왜곡죄는 형사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과 검사, 범죄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다. 10년 이하의 징역 및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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