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제정안을 두고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며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검사 지휘에 의존해온 현장 구조상 준비 부족에 따른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안이 통과되면 오는 10월 출범하는 공소청 검사는 2만여 명에 달하는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영장 집행·청구 지휘권 등을 상실한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민생 수사에서 통제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34개 중앙부처 소속 1만4166명, 17개 지자체 소속 5995명이 특사경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사경은 식품·의약·세무·환경·노동 등 약 50개 분야에서 일반 공무원에게 예외적으로 수사권을 부여해 사건 수사부터 검찰 송치까지 담당하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들의 수사 전문성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특사경의 약 48%가 경력 1년 미만이며, 3년 미만 근무자가 80%를 넘을 정도로 순환 근무가 잦기 때문이다.
그동안 검찰은 법률 지식과 수사 경험이 부족한 특사경을 지휘하며 법리 검토를 지원해 왔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인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지휘·감독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특사경 수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주는 역할"이라며 "아무런 대책 없이 지휘권을 없애면 향후 수사 공백과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지검 일선지청의 점검 과정에서 수백 건의 특사경 사건이 공소시효를 넘긴 채 방치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양 변호사는 "연간 8만 건에 달하는 특사경 사건 중 상당수가 부실 수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형사소송법을 중심으로 수사 절차 재정비 필요성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대통령령이나 수사준칙 등에 규정돼 있던 검사 직무 관련 사항 상당수를 법률로 상향 입법하고, 경우에 따라 별도의 특별법 마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처럼 논의 범위가 갑자기 넓어진 만큼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 전까지 제도 정비를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형소법도 안 읽어보고 '어느날 특사경'…부담 커질 것"
수사 초기 단계에서 검사의 '법률 가이드'가 사라지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과정에서 위법 수집 증거가 속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증거 능력이 부정되는 등 공소유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 특사경 출신의 A 변호사는 "지자체에서는 고발사건이 많지만 특히 인지수사를 할 때 검사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며 "특사경은 일반 행정공무원이 어느 날 갑자기 수사관이 되는 구조라 형사소송법조차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법률 검토를 대체할 내부 시스템도 미비한 실정이다. A 변호사는 "서울시처럼 규모가 큰 지자체는 자체 변호사 인력이 있지만 변호사들이 할 수 있는 역량에도 한계가 있다"며 "작은 지자체로 갈수록 법률 검토 시스템은 전무하다"고 답했다.
또 "절차적으로 하자가 생기면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검사의 지휘권이라는 필터링 절차가 있어 안심이었는데, 지휘권이 사라지면 특사경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제도 정비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민생 수사 현장의 혼선과 수사 공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특사경 내부에서도 수사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만큼 제도 안착까지 상당한 진통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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