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법왜곡죄 시행 닷새 만에 화살이 사법부를 넘어 수사기관 수장과 특별검사팀까지 향하고 있다. 고발 대상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수사 주체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서 초반부터 혼선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왜곡죄 시행 첫날인 지난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고발장이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각각 접수됐다.
이병철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법왜곡죄로 처벌해달라며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이들이 지난해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을 문제 삼았다. 대법관들이 9일 만에 7만여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검토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현직 법관과 공수처 지휘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을 향한 고발도 이어졌다.
스마트솔루션즈(전 에디슨EV) 주주연대 총괄대표는 지난 1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1심 재판장이었던 김상연 부장판사를 직권남용 및 법왜곡죄 등으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전날에는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검을 포함한 3대 특검 수사팀 26명등 총 28명을 법왜곡죄와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12·3 비상계엄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에 대한 수사·기소·재판 과정에서 강압적인 진술 확보 등 부적법한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다.
법왜곡죄는 형사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과 검사, 범죄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다. 10년 이하의 징역 및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다.
'1호 피고발인' 조 대법원장 사건은 당초 고발인 주소지 관할서인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됐다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재배당됐다. 같은 내용의 고발장이 공수처에도 접수되며 향후 어느 기관이 사건을 맡을지를 두고 조율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법왜곡죄의 수사 관할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공수처법은 직권남용 등 특정 범죄를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신설된 법왜곡죄가 이에 포함되는지는 해석이 엇갈린다.
공수처 관계자는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등 기존 수사 대상 범죄와 함께 고발이 들어온 경우에는 관련 범죄로 수사가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법왜곡죄만 단독으로 접수된 사건은 해석의 여지가 있어 구체적인 사건 검토 전에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공수처에는 고발 사건이 접수만 된 상태로, 아직 정식 배당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동시 수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어느 한 기관이 사건을 맡게 될 것"이라며 "이첩 여부 등은 사건별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역시 법리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법왜곡죄 수사가 초기 단계인 만큼 관련 법리를 따져보며 수사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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