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이예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빌미로 소방당국을 사칭한 피싱 사기가 발생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진위를 파악한 뒤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에 '소방청을 사칭해 장비 구매를 요구하는 연락을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종로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40대 A 씨는 지난 5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남성에게 "BTS 공연으로 소방 화재 점검이 강화됐다"는 내용의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문자 메시지에는 소방청장 직인이 찍힌 긴급 공문과 자신을 서울소방재난본부 소방행정과장 나모 씨라고 소개한 명함도 함께 첨부됐다.
공문에는 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돼 숙박업소 규모에 맞게 '소공간자동소화장치'를 조속히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설치 이후 정부지원금이 나온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남성은 A 씨에게 "일반 구매를 하면 안 되고, 우리가 지정한 특정 업체를 통해 구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다음날 소화장치 1대당 50만원씩 2대 구매비용 100만원을 송금했다. 이 남성은 곧바로 정부지원금 명목으로 1대당 60만원씩 120만원을 A 씨에게 입금했다.
이후 이 남성은 다시 A 씨에게 연락해 '리튬이온전지 소화기' 10대가 필요하다며 대신 가격과 재고를 알아봐줄 것을 요청했다. A 씨는 1대당 298만원씩 총 2980만원이라고 전했고, 이 남성은 1대당 350만원의 예산이 나오니 10대를 먼저 구매해주면 추후 35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공무원이 대리 구매를 요구하고 금액 규모가 커지자 이를 수상히 여긴 A 씨는 서울소방재난본부에 연락했다. 하지만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나모 씨 이름을 가진 직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추가 송금은 하지 않아 실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고를 접수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A 씨를 불러 사건 경위를 물었다. 하지만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수사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A 씨를 돌려보냈다. A 씨는 "그 남성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줘서 찝찝했지만, 경찰은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면 따로 연락을 주기 때문에 그때 다시 와서 피해사실을 소명하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일단 자료를 보고 진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민원이 들어왔고 의심이 되는 상황이니 범죄로 볼 수 있는 단서가 있으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오는 21일 예정된 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티켓 사기와 각종 범죄 대비, 당일 인파 관리 등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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