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격노' 지시 "검토만 했다"…전 국방부 간부들 무죄 주장


"군 수사 인력 줄여라"…국회에 "계획 없다" 허위 답변 혐의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해 7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사경찰 조직 개편을 검토한 적 없다고 국회에 허위 답변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국방부 간부들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9일 오후 공전자 기록 위작 등 혐의를 받는 유균혜 전 국방부 기획관리관, 이모 국방부 조직총괄담당관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은 이들이 2023년 윤 전 대통령이 군 수사 인력 축소를 지시한 이후 조직 개편 계획이 실제로 검토됐는데도 국회에 허위 답변을 제출했다고 보고 있다.

피고인 측은 개편을 검토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혐의는 부인했다.

유 전 관리관 측 변호인은 "검토 과정에서 개편안이 백지화된 만큼, 국회가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답변한 시점에는 실제로 계획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허위로 볼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급자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내부 검토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의정자료시스템에 올라간 답변 자료가 '공전자 기록'에 해당하는지도 법리적으로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고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10월 20일 서울중앙지법에 (왼쪽부터)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과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수사외압 피의자 5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더팩트 DB

유 전 관리관과 이 담당관은 2023년 8월 국회의원실의 군사경찰 조직 개편 계획 관련 질의에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허위 답변 자료를 여러 차례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2023년 7월 19일 발생한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특검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자 12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지난해 11월 21일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 이후인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사건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격노했다. 이후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국방부, 해병대가 개입해 수사 결과를 은폐하거나 수정하려 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에게 군 수사 인력을 절반 이상 줄이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 이후 군사경찰 조직 개편 계획 자료가 작성되고 실제 검토도 이뤄졌지만, 유 전 관리관과 이 담당관은 안규백·최강욱·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자료 제출 요구에 "군사경찰 조직 개편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직 개편 계획을 검토한 바 없다"는 답변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 전 관리관에게 군사경찰 인원 감축 방안 검토를 지시한 임 전 비서관은 지난해 수사 조력자 감면 제도 취지를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유 전 관리관 측 변호인은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관련 검토 보고를 없던 일로 하자는 지시를 받아 자료를 모두 폐기한 뒤 국회에 답변을 했다"며 "지시한 임 전 비서관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반면 두 피고인만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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