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이 기소한 사건들의 재판이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재판이 9일 시작되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사건은 이르면 다음 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시30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용서류무효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사건 등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에서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공판기일은 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피고인 모두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날 박정훈 국방부 조사본부장(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을 첫번째 증인으로 불러 진정성립을 먼저 진행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사건 당시 국가안보실장),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 허태근 전 국방부 정책실장,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국방부장관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유균혜 전 국방부 기획관리관, 이모 조직총괄담당관 등 12명을 한꺼번에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발생한 해병대원 고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의 해병대 수사단 수사결과를 변경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달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격노하고, 곧바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해 "군에서 이런 사고가 날 때마다 말단 하급자부터 고위 지휘관까지 줄줄이 엮어서 처벌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질책했다.
유 전 관리관은 이 전 장관의 지시로 박 전 단장에게 전화해 사건 인계서에서 혐의자와 죄명 등을 빼고 '수사' 대신 '조사'라는 표현을 사용하라고 요구했지만 박 전 단장은 이를 거부했다. 이튿날 박 전 보좌관은 김 전 사령관에게 지휘책임 인원은 징계를 검토하라는 메시지를 보내 고위 지휘관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취지의 압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박 대령이 지시를 따르지 않고 경북경찰청에 수사기록 이첩을 시도하자 윤 전 대통령은 조 전 실장을 통해 국방부에 사건 기록 회수를, 신 전 차관에게는 박 대령에 대한 선 보직 해임과 항명 수사를 지시했다. 이에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의 보직을 해임했고 김 전 단장은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해 수사했다.
특검팀은 회수된 사건기록이 국방부 조사본부로 넘어간 뒤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수사 결과가 변경됐다고 보고 있다. 조 전 실장과 이 전 장관, 신 전 차관, 박 전 보좌관, 유 전 관리관, 김동혁 전 단장 등은 이 과정에서 지시 전달이나 수사 관여에 관여한 공범으로 지목됐다.
채상병 사망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된 임 전 사단장 사건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내달 6일 임 전 사단장의 증인신문을 마무리한 뒤 같은달 13일 변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결심 공판에서는 특검팀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 등이 진행된다.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위반죄로 구속기소했다. 같은날 박상현 당시 제2신속기동부대장(전 해병대 7여단장) 최진규 전 포11대대장, 이용민 전 포7대대장, 장모 중대장 1명 등 해병대 지휘관 4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불구속기소했다.
임 전 사단장 등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전 중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허리 깊이의 수중수색을 하게 한 업무상과실로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당시 물에 빠졌다가 구조된 이모 병장에게 30일간 입원, 6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 진단을 받는 등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또 그는 합동참모본부·제2작전사령부에서 발령한 단편명령에 의해 제2신속기동부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에게 이양됐음에도 현장지도, 각종 수색방식 지시, 인사명령권 행사 등을 통해 작전을 통제·지휘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임 전 사단장이 경북경찰청의 해병대 압수수색 당일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던 해병대원들의 수중수색 모습이 담긴 현장 사진을 보안폴더로 옮겨 이를 은닉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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