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단체 소유 토지를 싼값에 팔아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유공자단체장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단체 회원들은 국가보훈부에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박건창 부장판사)는 최근 김영수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장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명의로 된 경기 하남시 약 1577㎡(477평) 토지를 3억원에 팔아 유족회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유족회는 공법단체이므로 소유 재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 강력하게 요구된다"며 "김 회장은 다른 회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처분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 등 재산 처분에 관한 공정성을 담보할 절차들이 있었음에도 이를 도외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토지에 대한 공시지가 확인을 비롯해 토지의 객관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법적 조언을 구하는 등 어떤 절차도 거치지 않고 주변 말만 들어 토지의 매매가액을 정했다"며 "3억원은 객관적 교환가격을 하회하는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토지가 도로 부지이고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6억원을 적정 가격으로 산정했다.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지난 2023년 5월 기준 11억원이다. 검찰은 감정평가사 판단에 기반해 19억원으로 가격을 매겼고, 이에 유족회에 16억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의로 내부 규정을 위반해 토지를 매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민원 문제를 해결하는 등 토지 처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이 해당 토지를 유족회 재산으로 원상복구하기 위해 위약금을 무는 등 행위도 정상 참작됐다.
유죄 판결에도 유족회 회원들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유족회 회원들은 "이미 단체의 명예와 회원들 신뢰는 크게 손상됐다. 공정한 운영과 회원 권익 보호는 국가유공자단체의 존립 기반"이라며 "이번 사안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엄정 조치를 통해 단체 운영의 투명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국가보훈부 차원의 감독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서울남부지법에 회장 지위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김 회장과 검찰은 1심 결과에 불복, 지난달 18일 모두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