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코인 상장을 대가로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2일 오후 2시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150만5000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배임증재 혐의를 받는 사업가 강 모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프로골퍼 출신 안 모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의 빗썸 내 지위를 두고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가 사실상 하나의 조직처럼 운영됐고, 이 전 대표가 상장 심사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수수한 금품이 코인 상장과 무관하게 사교적 의례에 그친 선물이라는 이 전 대표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단순한 절차 문의를 넘어, 상장 심사 조건과 진행 상황을 공유받고 그 대가로 거액의 금품이 오간 것은 정상적인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강 씨에게 받은 파텍필립 시계 1점과 에르메스 가방 1개, 레스토랑 멤버십 등을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인정했다.
다만 안 씨를 놓고는 "이 전 대표와 공모해 배임수재를 저질렀다고 볼 증거가 없어 배임 증재자에 해당한다"며 "안 씨가 상장 청탁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을 뿐, 금품을 수수한 주체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강 씨가 안 씨에게 건넸다는 30억~50억 원의 현금이 상장 청탁의 대가였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 씨의 진술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번복됐고, 거액을 선제적으로 교부할 합리적 동기도 설명되지 않는다"며 안 씨 혐의를 모두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를 향해 "가상자산 거래소 임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는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고 투자자 신뢰를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실제로 상장이 이뤄지지는 않았고, 일부 금품을 반환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강 씨에게 특정 가상자산을 빗썸에 상장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 원 상당의 가방과 의류 등 총 4400만 원어치 명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상장 심사 권한을 사용화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안 씨는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강 씨로부터 가상자산을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억 원,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앞서 1심은 이 전 대표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5002만 원, 강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안 씨에게는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세 사람 모두 지난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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