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주요 수사 상당수가 특검과 검·경 합동수사본부, 태스크포스(TF)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검찰 개혁 정국과 인력 차출 등이 맞물리며 검찰 조직 전반의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검찰이 주도하는 굵직한 수사는 외부 특화 조직이나 별도 수사팀 등이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고, 검찰 단독 수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흐름이다.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는 부장검사 1명과 검사 3명 등 소수 정예로 구성됐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당시 제기된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과 재판의 핵심 증인인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장 매수 의혹 등을 전담하고 있다.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에는 검찰에서 25명, 경찰에서 22명이 파견됐다.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가 교단 조직과 자금,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협력하는 합수본이 가동되며 수사 절차가 기존보다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평가다. 검찰은 송치사건 등 수사와 기소, 영장심사와 법리검토를, 경찰은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 영장신청, 사건 송치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2차 종합특검이 내달 출범을 앞두며 주요 사건 수사의 무게중심은 더욱 외부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2차 종합특검은 파견 검사 15명을 포함해 최대 251명 규모로 구성되는데, 이는 웬만한 대형 지방검찰청의 전체 인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20여명으로 구성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과 경찰 합동수사팀도 서울서부지검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검찰 인력 40여명이 투입된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도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사무실은 수원지검에 있다.
이처럼 수사 기능이 특별 기구로 이전되며 일선 검찰 조직은 점차 동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수사를 마무리한 '3대 특검'도 여전히 공소 유지를 위해 인력을 투입중인 데다, 새로 출범할 특검에도 추가 수사 인력 차출이 불가피하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국회에 제출한 2차 종합특검법 의견에서 "특검 운영은 통상적인 수사체계의 운영에 대한 예외적 조치로, 막대한 예산과 인력 투입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며 "특검으로의 수사인력 파견 등으로 통상적 수사기관의 수사 지연 등 부수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여기에 조직 해체를 앞둔 검사들의 사표 행렬이 이어지며 국민 삶과 직결된 민생 사건 처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개월 넘게 처분되지 않은 장기 미제 사건은 3만7421건으로, 전년(1만8198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또 같은해 퇴직한 검사는 총 175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다.
검찰의 수사 기능이 곳곳으로 흩어지면서 검사 인력 역시 분산되고, 그 여파가 민생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청 폐지 전까지 수사 주체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리하고, 민생 사건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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