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듣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는 등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재판이 오는 2월 본격화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29일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등 혐의 사건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조 전 원장은 불출석했다.
조 전 원장 측은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조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조 전 원장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보고받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서로 주장이 대립하는 상황"이라며 "기관 대응 차원에서 서한 등을 발송한 것이지, 정치적인 행위로서 한 게 아니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회에 국정원 CCTV 자료를 선별적으로 제출해 국가정보원법을 어긴 혐의는 "헌법재판소나 외부 기관에서 CCTV 제출 요구가 있을지 몰라서 보안성 검토 등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사이에 내란 특조위로부터 자료 제출 요구가 들어와서 제출해 준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준비 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4일 조 전 원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한 또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윤 전 대통령, 홍 전 차장의 비화폰 내역을 삭제한 증거인멸 혐의 증인이 겹쳐 함께 심리하고 선고기일을 맞추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변론은 3월께 종료할 방침이다.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지난해 11월 조 전 원장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조 전 원장은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에게서 계엄 계획을 들었으면서도 국회에 즉각 보고하지 않아 국정원장으로서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홍 전 차장에게 방첩사령부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려 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계엄 당일 홍 전 차장의 행적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민의힘에만 제공하고 민주당이 요청한 자신의 행적이 담긴 CCTV 영상은 전달하지 않아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의무를 어겼다는 의혹도 받는다.
조 전 원장에게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내역 삭제에 가담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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