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의혹' 김건희·권성동 유죄…합수본 수사도 탄력


샤넬 가방 등 통일교 현안 지원 대가로 인정
통일교 정치권 로비·정교유착 수사 정당성 확보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른바 '통일교 로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8일 줄줄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가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대부분을 사실로 인정하고 유죄 판결한 만큼,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의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권 의원과 윤 전 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권 의원에게는 추징금 1억 원도 명했다. 김 여사에게는 압수된 6000만 원 상당의 그라프목걸이 1개 몰수와 1281만 5000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 명태균 씨 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은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윤 전 본부장에게 통일교 현안 청탁 목적으로 1200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600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800만 원 상당 샤넬 가방을 수수할 당시에는 청탁 목적이 없어 알선 명목이 아니라며 무죄로 봤다.

2022년 4월경 윤 전 본부장이 전 씨와의 통화에서 통일교 측이 원하는 것은 UN 제5사무국 유치이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은 사실도 유죄의 증거로 봤다.

또 2022년 7월경 김 여사가 윤 전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좀 힘이 되어주면(좋겠다) 저희가 여러 가지로 많은 작업을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나 문화나 이런 많은 업적들이 이렇게 훼손되지 말아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는데, 이를 김 여사가 통일교가 추진하는 일에 필요한 정부 차원 노력을 하고 있다는 취지라고 봤다. 김 여사가 통일교 현안 청탁 실현을 목적으로 샤넬 가방을 수수한 것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2022년 7월경 전 씨의 처남을 통해 김 여사에게 그라프 목걸이 전달한 것도 인정했다.

2022년 1월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통일교 교단 지원 등의 청탁 목적으로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도 유죄로 결론났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1월 5일 다이어리에 '권성동 의원 점심-큰 거 1장 support'라고 쓴 메모, 같은 날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오늘 드린 것은 작지만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보낸 내용, 1월 12일 윤 전 본부장이 A 씨에게 '일단 권(의원)에게는 그날 신뢰 수준의 지원을 했어요'라고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현금 1억 원을 5000만 원씩 상자 2개로 나누어 포장한 사진 등을 근거로 윤 전 본부장이 현금 1억 원을 권 의원에게 준 것이 사실로 인정된다고 봤다.

법원이 통일교 로비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권 전반으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합수본은 통일교가 윤 전 본부장을 통해 2018~2020년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전 의원, 미래통합당 김규환 전 의원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합수본은 최근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 이 모 전 통일교 재정국장이 노영민 전 청와대비서실장, 전직 장관, 권 의원 등 여야 인사 7명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로 '정교유착' 의혹의 실체가 어느정도 확인된 만큼 통일교 외에도 신천지 의혹 수사도 정당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합수본은 이만희 총회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차례나 막아줘 보답을 해야한다고 말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대선·총선·지방선거,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개입한 정황을 캐고 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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