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 행정직 특정인 채용 지시…법원 "중징계 적법”


업무 연속성 기준 적용…채용 공정성 훼손
법원 "성실의무 위반 해당"

재외공관 전문직 행정직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자의적인 기준으로 특정 지원자를 채용하도록 지시한 외교부 고위공무원에 대한 정직 1개월 징계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재외공관 전문직 행정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를 채용하도록 지시한 외교부 고위공무원 정직 징계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송연정 김영완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9일 외교부 공무원 A 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 1개월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약 34년간 외교부에서 근무한 A 씨는 2021년 당시 재외 총영사관에서 전문직 행정직원 채용을 총괄하는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A 씨는 2021년 1월 인사위원회 간사에게 총 24명의 지원자 서류를 보고받은 뒤,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5명을 서류전형 통과자로 결정해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필기·면접 점수를 종합하면 최고·최저점수 제외 방식에서 두 명의 지원자가 공동 1등을 기록했지만, A 씨는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이라는 자의적인 기준으로 기존 근무자였던 B 씨를 채용하도록 지시했다.

감사원은 2023년 실시한 정기 감사에서 A 씨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며 징계를 요구했다.

외교부 장관은 이듬해 9월 중앙징계위원회 의결에 따라 A 씨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고, 이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A 씨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해 정직 1개월로 감경했다.

A 씨는 소송에서 인사위원회 간사와 협의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했을 뿐 임의로 채용한 것이 아니며, 실무적·현실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34년간 징계 없이 근무했고 장관급 표창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같은 과실에 중징계인 정직을 내린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고도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가 소청심사위에 출석해 "서류전형 당시 24명 전원의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일일이 검토하지 않았다"고 인정한 점을 지적했다.

또 채용 공고에는 필기시험을 실시하도록 돼 있는데도 그 결과가 사실상 활용되지 않았고,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은 채용 공고에 명시된 자격요건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봤다. 특히 A 씨가 간사에게 "점수 산출 방식을 종합하면 B 씨를 채용하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채용 결정을 유지한 점을 들어 성실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비위행위 내용과 성질·정도, 공직 내외에 미치는 영향, 징계를 통해 달성하려는 행정 목적, 당시 직위 등을 종합하면 정직 1개월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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