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남산 곤돌라 사업이 법원의 두번째 집행정지 인용으로 공사가 계속 중단되지만, 서울시는 사업 추진 의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시는 항소심 대응과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 '투트랙'으로 빠른 시일 내 곤돌라 설치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남산 곤돌라 설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1심 판결에 대해 지난 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다만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준수 부장판사)는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의 두 번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계속 중단된다.
이번 분쟁의 출발점은 서울시가 중구 남산 예장공원 내 곤돌라 노선 설치를 위해 해당 지역의 용도구역을 조정하면서 시작됐다. 기존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은 이에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서울시가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지 기준을 충분히 지키지 않았다며 업체 측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지난 2024년 9월 착공식을 열고 올해 운행을 목표로 했던 일정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며, 현재까지 공정률은 15%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남산 곤돌라는 단순한 관광시설이 아니라, 명동에서 남산 정상까지 약 800m 구간을 빠르고 안전하게 연결하는 공공 이동수단으로 계획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챙기는 핵심 사업이다. 1960년대부터 이어진 남산 케이블카 독점 구조를 해소하고, 교통약자들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서울시는 곤돌라를 단순 관광 시설이 아닌 '공공 이동 인프라'로 규정해 왔다.
서울시는 이번 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제도 개선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이다. 현행 규정상 공원 내 시설물 높이 제한이 곤돌라 추진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시는 민·관 협의체인 '남산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시민 의견 수렴 절차도 이어가고 있다. 환경 훼손과 경관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부터 접근성 개선을 기대하는 여론까지 폭넓게 수렴해 정책 보완에 반영하겠다는 설명이다.
오세훈 시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도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5일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6년 중구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오 시장은 "남산 하늘숲길 개통, 남대문시장 아케이드 조성, 남산터널 통행료 감면 조례 등으로 지역 변화를 만들어 왔다"며 "지역을 활성화하고 상권을 확실히 살릴 남산 곤돌라도 최대한 빨리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남산곤돌라는 이동약자·노약자 등 그동안 남산 접근이 쉽지 않았던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특정 민간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구조를 바로 잡기 위한 서울시의 핵심 정책"이라며 "항소심에서 도시관리계획 변경의 적법성, 정책적 필요성, 공익성을 명확히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재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