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 시내버스가 이틀간 멈춰 섰던 총파업이 노사 합의로 마무리되며 15일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시민 불편은 일단 해소됐지만, 이번 협상 결과가 서울시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노조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가운데,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1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 14일 오후 11시55분쯤 임금과 근로조건을 담은 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버스 기사들의 기본급은 2.9% 인상된다. 이는 노조가 요구한 3.0%에 근접한 수준으로, 앞서 제시됐던 0.5% 인상안에서 크게 상향 조정된 것이다. 정년 역시 현행 63세에서 올해 7월부터 64세로, 2027년 7월부터는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된다.
이번 합의로 서울시 부담 재정도 늘어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금 2.9% 인상에 따라 서울시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보조금은 연간 300억~400억 원 사이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적자 상당 부분을 시가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는 구조다.
노사 갈등의 핵심이었던 통상임금 문제는 이번 협상에서 결론을 내지 않았다. 사측은 협상 막판까지 "통상임금 문제를 외면한 채 임금만 올릴 수는 없다"며 기존 ‘통상임금 반영 총임금 10.3%’ 인상안을 ‘10.3%+a’로 수정 제시했지만, 노조는 "통상임금은 이번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한 재정 부담 전망을 놓고도 서울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 주장대로 판결이 확정될 경우 추가로 1800억 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이 나오지만, 이는 노조의 입장을 전부 받아들였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아운수 판결을 보면 노조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긴 했지만, 판결 금액은 청구 금액의 약 45%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실제 재정 부담 역시 최대치인 1800억 원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액을 확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버스요금 인상 가능성은 작다. 이 관계자는 "요금 인상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소요 비용이 늘어난다고 해서 무조건 요금을 올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시내버스조합의 누적 부채가 수천억 원에 이르는데, 그에 맞게 요금을 계속 올려왔다면 누적 부채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요금 인상은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파업을 계기로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요금과 세금으로 운영되는 체계에서 시민 이동권이 파업 때마다 위협받고 있다"며 "파업이 반복되지 않도록 서울시가 준공영제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틀간의 파업은 종료됐지만, 서울 시내버스 운영 구조와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