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조사하던 중 허위 면담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전 부부장 검사(조국혁신당 원주시 지역위원장)가 항소심에서도 선고를 유예받았다. 다만 선고유예된 벌금액은 원심보다 늘어났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박주영·송미경 부장판사)는 16일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검사의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지난 3월 열린 1심은 벌금 50만원 선고유예였다.
2심 재판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형사사법절차 촉진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그 밖의 혐의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현직 검사로서 진상조사단의 조사단으로 지명돼 김학의 사건의 진상 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중 일부 면담 결과서 녹취 부분에 관한 내용을 허위로 작성했다"라며 "진상 조사 과정에서 취득한 면담 결과를 언론사 기자에게 전달함으로써 그 내용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입수했으며, 수사에 대한 협조를 얻기 위해 사인의 형사사법 정보를 부당하게 사용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검사가 김학의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언론을 접촉하다가 범행에 이르게 된 배경이 참작할 만하다고 보고 양형에 반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담당한 김학의 사건은 2013년 경 그를 둘러싼 관련자들에 대한 수많은 의혹만을 남긴 채 무혐의 처분된 사건으로, 진상조사단의 활동은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개시됐다"라며 "피고인은 진상조사단의 조사 활동을 하며 다양한 경로로 언론인들과 접촉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김학의 사건 수사 당시부터 진상조사단의 조사가 개시되기까지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한 관련자들에게 실체에 부합하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를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각 위법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이 사건 각 범행이 이뤄진 경위로서 참작할 만한 상황"이라며 "범행 위법성 및 이로 인한 법익 침해정도는 살펴보건대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전 검사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성 접대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꾸며 면담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면담보고서에는 윤씨가 '김 전 차관 등에게 수천만원씩 현금을 준 적이 있으나 무슨 대가를 바라고 준 건 아니었고, 다른 사람에게 손 벌리지 말고 공직을 공정하게 수행하라는 의미로 일종의 후원 차원에서 준 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이 전 검사의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과 같은 구형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