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평양무인기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있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군 징계 과정에서 일반이적 행위를 했다고 인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인한 여 전 사령관 징계 의결서에 따르면, 국방부 군인징계위원회는 여 전 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평양 무인기 작전'을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징계위는 이들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을 자극해, 우리 군과 국민을 상대로 한 무력 공격이나 그에 준하는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고 봤다.
이를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최고지도부의 위신을 훼손할 수 있는 대북 전단을 제작하고, 무인기를 활용해 평양 등 북한 주요 거점에 살포하는 심리전 수행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 작전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김명수 당시 합참의장과 이승오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령부에 전달됐다.
징계위 조사 결과, 2024년 10월3일 새벽 2시 백령도에서 무인기 2대를 출격시킨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19일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무인기 18대가 평양과 원산, 개성, 남포 등 북한 지역에 투입돼 전단을 살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인기 침투 작전은 지휘 계통상 극소수 인원에게만 공유됐으며, 우리 군 전방부대는 물론 미군과 유엔군사령부에도 통보되지 않은 채 비밀리에 진행됐다.
작전에는 드론사령부 예하 제101·103·105드론대대 소속 장병 59명이 동원됐다. 이들 부대는 각각 백령도, 경기 연천, 강원 속초 등 서부·중부·동부 전선 최전방에 배치된 부대다.
다만 김명수 합참의장은 북한 측 오물 풍선 도발이 중단된 뒤인 2024년 10월24일부터 11월17일 사이에도 무인기 작전 지시가 이어지자, 해당 작전이 단순 대응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추가 시행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징계위는 "자칫 북한의 국지 화력도발 등 공격으로 이어져 인명 및 재산상 큰 피해를 발생시킬 위험이 초래됐다"며 "전방부대에도 작전 사실이 공유되지 않아 북한이 도발을 감행했을 경우 우리 군이 적시에 반격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인기 작전은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례보고서에 한국의 정전협정 위반 사례로 보고됐다.
징계위는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 피의자신문조서, 방첩사 주요 지휘관들에 대한 군검찰 조사 결과,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 공소장 등을 종합해 일반이적 등 비위 사실을 인정했다. 국방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29일 여 전 사령관을 파면했다.
징계 의결서에는 "징계는 형사재판과 법적 성격이 다르므로 재판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징계위를 개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며 "공소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중심으로 혐의를 판단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과 함께 일반이적 혐의로 재판받고 있으며 지난 12일 첫 공판이 열렸다.
윤 전 대통령 등은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께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해 북한의 군사 도발을 유도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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