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선은양 기자]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비상 계엄 선포 406일, 현직 대통령으로서 사상 처음 구속기소된 지 345일 만에 나온 사건의 최고 책임자에 대한 특검의 판단이다. 1심 선고는 2월 초중순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특검은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무장 군입 난입과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 등 우리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국민이 받은 충격과 공포, 불안, 상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고, 피고인들이 그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회복이 불가능하다"라며 "자신의 행위가 헌법질서가 중대한 침해를 초래하는 것에 대해 성찰이나 책임 인식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통치 행위라고 견강부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검은 "피고인 윤석열은 계엄 선포 이후 국가와 사회의 엄청난 피해와 해악을 초래한 이 사건 내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기는커녕, 국민에게 단 한 번도 제대로 사과를 한 적이 없다"라며 "오히려 독재와 장기 집권을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 원인을 야당 탓으로 돌리고, 경고성 또는 호소용 계엄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은 "피고인은 구속된 이후에도 수사 및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하기는커녕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거나 조사를 회피하는 등 형사사법 절차 자체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라며 "이는 피고인에게 어떠한 반성의 기미도 찾아볼 수 없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 최종 의견 진술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방청석을 바라보거나 입맛을 다시는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박억수 특검보의 "국가비상입법기구를 통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일거에 제거해 권력을 독점하고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간 집권할 목적을 공유했다"는 진술 당시 황당하다는 듯 크게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형 구형 당시에는 윤 전 대통령은 구형을 내린 박 특검보를 바라보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동시에 방청석에서는 윤 전 대통령 구형 당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욕설과 비난으로 잠시 소란이 빚어져 재판부가 제지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가 없음에도 위헌·위법한 비상 계엄을 선포하고,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는 △국회 봉쇄 및 출입 통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정치인 체포조 운영 여부 등을 둘러싼 쟁점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 내내 '정당한 경고성 계엄' 주장을 되풀이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 변호사는 특검의 구형 이후 "비상 계엄 선포 이후에 시작된 내란몰이 수사와 탄핵 심판, 사실에 대한 평가나 심리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 하에 예정된 결론"이라며 "사실의 편집과 조작, 왜곡과 선동의 연속으로서 법치가 붕괴돼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서 법조인으로서 한없는 자괴감을 느끼며 절망감과 무력감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특검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무기징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징역 30년 △김용군 전 육군 대령 징역 10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징역 15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징역 12년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징역 1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