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명의로 여러 병원 운영한 의사…대법 "의료법 위반 아냐"


"의료인과 달리 의료법인은 병원수 제한 없어"

의사가 법인을 통해 복수의 병원을 개설해 운영에 관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료법상 1인 1기관 개설·운영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의료인이 법인을 통해 복수의 병원을 개설해 운영에 관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료법상 '1인 1기관 개설·운영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의료법·국민건강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의사 A 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치과의사인 A 씨는 자신이 대표인 의료법인 명의 병원을 운영하면서 또 다른 사단법인 명의로 4개 병원을 추가로 개설해 운영해온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A 씨는 이 사단법인의 이사였다. 이같이 의료법을 위반한 복수 병원 운영을 숨긴 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약 3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A 씨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지만 양형은 유지했다.

대법원은 판단이 달랐다. 원심이 실질적으로 재산출연이 이뤄지지 않아 실체가 없는 법인이었거나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하는 등 외형상 형태만을 갖추고 있는 법인을 탈법적 수단으로 악용했는지를 심리하지 않았다고 봤다.

단순히 의사가 의료법인의 이사·대표로서 의료기관 경영에 관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료법상 1인 1기관 개설·운영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의료법상 의료인과 달리 의료법인은 병원수 제한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의료법 33조 8항은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번 판결은 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로 여러 병원을 운영했을 때 의료법을 위반한 것인지 판단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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