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올해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 가운데, 강남구를 비롯한 서울 자치구들이 생활폐기물 처리 공백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공공 소각시설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자치구들은 소각 처리 능력 확보와 폐기물 감량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수도권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2021년 개정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원칙적으로 소각·재활용으로 처리하도록 한 제도다. 이는 2015년 6월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합의해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묻지 않고 소각 후 남은 재만 매립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강남구는 관내에서 발생하는 종량제 생활폐기물을 강남자원회수시설에서 전량 소각 처리하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처리 계획 물량은 7만1268톤으로, 지난해 6만7642톤보다 늘어났다. 다만 소각로 대정비로 가동이 중단되는 5월 8일부터 6월 15일까지를 대비해 민간 소각장 5곳과 비상 대응용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정비 기간 중에만 적용되는 예비 조치로, 평상시 외부 반출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강남구는 소각 대응과 함께 일반쓰레기 감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폐비닐 전용봉투 배포와 기업 협력 재활용 사업을 추진해 폐비닐 재활용량을 1년 새 23.4% 늘렸으며, 올해는 '재활용 활성화 추진단'과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분리배출 관리와 현장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영등포구는 직매립 금지 시행에 대비해 종량제 쓰레기의 민간 소각 처리 물량을 연간 4256톤에서 8000톤으로 대폭 늘렸다. 동시에 단기 소각 확대에 그치지 않고, 자원순환센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해 재활용 처리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동화 설비 도입과 선별장 확장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재활용 처리 용량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며, 주택가 클린하우스 개선을 통해 분리배출 환경도 정비하고 있다.
중구는 재활용 확대와 주민 참여형 감량 정책을 중심으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올해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약 4만1,500톤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폐비닐·커피박·봉제 원단 재활용과 소형 감량기 지원 사업을 병행했고, 사업장 폐기물 자체 처리를 유도해 처리 비용 절감 효과도 거뒀다. 일부 매립 물량은 민간 위탁을 통해 재활용으로 전환하고, 노후 서소문 자원재활용 처리장 현대화도 추진 중이다.
다른 자치구들도 소각 처리 능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송파구는 화성·양주 지역 민간 소각업체 2곳과 계약을 체결해 2027년까지 처리 물량을 확보했고, 성동구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공동수급 형태로 민간 소각 계약을 추진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직매립 금지는 피할 수 없는 제도 변화인 만큼 단기 대응과 함께 구조적인 감량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