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26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지검장은 이날 오전 10시 예정된 조사에 앞서 특검팀에 '변호인 일정을 사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실무를 담당했던 A 검사도 같은 시간 참고인 신분 출석 통보를 받았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인 이 전 지검장은 지난 22일에도 같은 사유로 특검팀 조사에 불응했다. 참고인 신분인 이원석 전 검찰총장 역시 지난 24일 '가족 간병'을 이유로 특검팀 조사에 불출석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지난 18일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승환 전 중앙지검 1차장, 조상원 전 중앙지검 4차장, 디올백 수수 의혹의 수사라인에 있던 검사 등 총 8명의 현 사무실과 차량, 휴대전화, 업무용 PC 등을 압수수색했다.
디올백 수수 의혹은 지난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 의원의 사후 국립묘지 안장 등을 청탁하며 디올 가방을 건넸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듬해 11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가방을 주고받는 모습이 담긴 불법촬영물을 공개하면서 청탁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고, 청탁금지법상 공무원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는 취지로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특검팀은 당시 검찰의 처분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약 1만쪽 분량의 중앙지검 수사팀 수사 기록 등을 확보해 검토해왔다. 지난 9일에는 최 목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 수사 기간은 이틀 뒤인 오는 28일 종료된다. 특검팀은 수사 종료 다음날인 오는 29일 오전 10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검법에 따라 기한 내 종결하지 못한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특별수사전담팀으로 이첩된다.
이 전 지검장 등 당시 수사 지휘라인 조사가 무산되면서 사건은 국수본으로 이첩된 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으로 재이첩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이 3대 특검 수사 보완 목적으로 발의한 '2차 종합 특검'에서 수사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수사 대상 10호로 김 여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 무마 의혹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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