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인지 기자] 당 대표 선거 직후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브랜드 로저비비에 가방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특검 조사가 약 11시간30분 만에 끝났다.
김 의원은 전날 오후 1시37분부터 23일 오전 1시11분까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김 의원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와 '260만 원대 가방 전달이 예의 차원에서 가능한가', '국회의원 세비로 영부인 가방을 사는 게 적절한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량에 올라탔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특검팀 출석 통보에는 불응했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김 의원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의원실), 국회 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자택에선 김 의원과 배우자 이모 씨의 휴대전화가 1대씩 압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실에서는 별도의 압수물이 나오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 씨가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당일 김 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사무처 의회 방호담당관실에서는 지난 2023년 3월17일 이 씨의 차량 출입 기록을 압수했다. 이는 특검팀이 이 씨가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손가방)을 선물한 것으로 특정한 날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받은 로저비비에 가방의 금액 일부가 김 의원 계좌를 통해 결제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의 절반은 상품권과 백화점 포인트로 결제됐다고 한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3월17일 김 의원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난 만큼 가방을 김 의원이 전달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0일 로저비비에 총판과 현대백화점을 압수수색해 가방 구입 경위가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이 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 당시 이 씨 측 관계자는 가방에 대해 "감사 선물인데, 사회적 예의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와의 관계를 언급하자 "매우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몰랐다는 것도 말도 안 된다"며 "당대표 부인과 영부인 (사이) 그 정도"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선물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제안했는지 묻자 "그렇게 했겠느냐"며 "김 의원은 (가방 전달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오는 28일 종료된다. 특검팀이 종결하지 못한 의혹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으로 이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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