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기현 출석 불응"…전방위 압수수색 8시간 만에 종료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
특검팀 "18일 재출석 요청할 것"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자택과 근무지 압수수색을 마쳤다.

특검팀은 17일 김 의원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의원실),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3곳에 걸쳐 진행된 압수수색은 약 8시간 만인 오후 3시45분께 모두 종료됐다.

자택에선 김 의원과 배우자 이모 씨의 휴대전화가 1대씩 압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실에서는 별도의 압수물이 나오지 않았다.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차량 출입기록 자료 등이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가방 수수자(김 여사)와 가방 구매자가 가방의 구체적인 전달일시와 장소, 실제 전달자 등에 대해 조사과정에서 일절 진술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최소한의 범위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은 전날 특검팀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전날을 출석일로 해 우편으로 출석 요구서를 보냈으나 폐문 부재로 송달되지 않았다"며 "본인과 보좌진도 전날까지 특검팀의 어떤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날 압수수색 현장에서 특검의 출석 요청에 응할 뜻이 없음을 수차례 밝혔다"며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김 의원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18일 절차에 따라 재출석 요청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프랑스제 명품가방 로저비비에를 발견했다. 가방에는 김 의원의 배우자 이 씨가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로 쓴 메모도 함께 발견됐다. 현장에 있던 '구매 이력서'에도 이 씨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 의원과 이 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김 의원 부부는 지난 2023년 3월 김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당선된 직후 이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클러치백(손가방)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는 5일 오전 10시10분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정인지 기자

이후 김 의원과 김 여사 모두 이 씨가 김 여사에게 클러치백(손가방)을 선물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양측 모두 '의례적 차원이었다'며 대가성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지난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에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권성동 의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권 의원이 출마하지 않자 김 의원을 지지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탁의 대가로 가방이 전달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0일 로저비비에 총판과 현대백화점을 압수수색해 가방 구입 경위가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김 의원 배우자 이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8시간 가량 조사했다. 당시 이 씨 측 관계자는 "사회적 예의 차원이었다"며 "김 의원은 (가방 전달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지난 11일 김 여사를 불러 이 씨에게 받은 가방 수수 의혹 등을 캐물었으나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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