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조사 3시간 만에 종료…구형 다음날 '진술거부'


목걸이 실물 제시하며 추궁
11일 재출석…의혹 전반 조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매관매직·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김 여사를 3시간 가량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김 여사는 4일 오후 5시15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조사를 마친 뒤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남부구치소로 돌아갔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1시51분 호송차를 타고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특검팀은 이날 서희건설 측이 건넨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전달한 금거북이, 서성빈 드론돔 대표가 선물한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등 금품 수수 의혹 전반을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42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특검팀은 목걸이 등의 실물을 제시하며 사실관계를 추궁했으나 김 여사는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오는 11일 김 여사를 다시 불러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배우자에게 받은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등 그동안 수사한 의혹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약 6200만 원 반클리프 목걸이를 착용했다. 하지만 재산신고에 누락돼 있어 목걸이의 행방을 놓고 의혹이 불거졌다. /뉴시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에게 62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선물받고 이 회장의 맏사위 박성근 변호사를 윤석열 정부에 기용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박 변호사는 같은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목걸이 실물과 함께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수서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은 지난 9월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박 전 실장과 한 전 총리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해당 목걸이를 착용했다.

김 여사는 이 전 위원장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금거북이 등을 전달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후인 지난 2022년 9월 한지 공예품과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복제품을 김 여사 측에 건네려 한 정황도 포착했다.

특검팀은 서 대표가 김 여사에게 5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선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대통령실 경호처와 '과학 경호' 명목의 로봇개 임차계약을 맺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모친 최은순 씨와 오빠 김진우 씨가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웨스트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특검팀은 지난 7월25일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상자와 보증서를 확보하고 구매자를 서 대표로 특정했다. 서 대표는 지난 2022년 9월 대통령실 경호처와 로봇개 경호 시범 운영을 위한 1800만원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시계를 선물한 시점은 서 대표가 경호처와 계약을 체결한 시점과 맞물린다.

특검팀은 오는 17일에는 윤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연루된 매관매직 의혹에 공무원 신분인 윤 전 대통령이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총 징역 15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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