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김용현 정치인 추적 지시, 윤석열이 위임했다 생각"


여인형, 윤석열 내란 재판 2회 연속 증인 출석
특검팀, 여인형에 '윤-홍장원' 증인신문 영상 제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27일 12·3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위임 받았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여 전 사령관이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위임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7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32차 공판을 열었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 공판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에게 지난해 12월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두고 "이재명 등 14명 위치추적과 관련해 국방부 장관 지시가 있었고, 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령 관련 포괄적 위임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이해한 바로는 국방부 장관이 국군통수권자로부터 위임받았다고 상식적으로 생각했고,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따질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팀이 "장관으로부터 명단을 받으면서 잡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통령 재가 하에 지시한 것으로 생각했느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유도신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 전 사령관은 자신의 재판과 관련이 있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이날 특검팀은 여 전 사령관에게 지난 20일 열린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직접 신문한 내용을 영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홍 전 차장에게 "위치 추적은 영장 없이는 안 된다"며 "여 전 사령관이 그 말을 했을 때 '이 친구, 완전히 뭘 모르는 애 아냐'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홍 전 차장이 "들었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은 "사령관이라는 놈이 수사의 '시옷(ㅅ)' 자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며 "대통령은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걸 시키고, 여 전 사령관은 지시를 받아 이런 걸 부탁한다는 게 연결이 안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참고자료 제출에 동의를 얻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도 발언 기회를 얻어 당시 질문의 취지를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는걸 설명하기 위함이었다"며 "계엄을 시작하자마자 전격적 체포나 위치추적을 한다거나 통신사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홍 전 차장의 입장을 물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인형이 이걸 모르느냐'는 게 '네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이 안 드느냐' 질문했던 것"이라며 "이걸 딱 뽑아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영상을 두고 특검팀이 "상관의 지시 없이 홍 전 차장에게 체포 명단을 이야기하면서 위치 확인을 요청한 것이냐"고 묻자 여 전 사령관은 "전 지시 받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팀이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등 정치인에 대한 체포는 사령관 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느냐"고 묻자, 여 전 사령관은 증언을 거부했다.

ye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