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소음 시달리던 신월동 '상전벽해'…주거·교육·문화 전방위 변화


양천구, 보상·교육·재정비·교통 인프라 확충 '신월권 재도약'

이기재 양천구청장이 26일 넓은들미래교육센터에서 열린 프레스투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 양천구(구청장 이기재)가 민선 8기 이후 신월권 균형 발전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교통·주거·교육·문화 인프라 전반에서 변화가 나타나며 오랜 기간 개발 제약 속에 정체됐던 신월동이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26일 프레스투어 현장에서 "신월권역은 공항소음과 교통 부족, 고도제한이라는 삼중고로 서울 안에서도 가장 어려운 지역 중 하나였다"며 "이런 지역을 제대로 챙기는 것이 진짜 균형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신월동은 김포공항 항공기 소음 피해가 가장 집중된 지역으로 전체 소음피해의 51%가 몰려 있다. 양천구는 전국 최초로 소음대책지역 1세대 1주택자의 재산세(구세분)를 최대 60% 감면하는 조례를 시행했고, 자체 공항소음대책 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청력검사·보청기 지원·심리상담·소음 모니터링 등 실질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 구청장은 "국가의 지원이라고 해봐야 전기료·에어컨 지원이 전부였고, 자치구 차원에서도 아무런 실질적 대책이 없었다"며 "구가 먼저 적극적으로 보듬고 국가에 책임을 요구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공항공사가 추진하는 주택매입 이주대책은 연 1~2채 수준에 그쳐 슬럼화 우려가 크다도 했다. 이 구청장은 "집을 팔아도 서울은커녕 부천 이주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서울시가 피해지역 임대주택 우선 입주 등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재 구청장이 공항소음 자동측정기가 설치된 아파트 옥상에서 현장점검 중이다. /양천구

이러한 생활환경의 근본적인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양천구는 주거·교통 대책과 함께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개관한 신월평생학습센터는 생활기술 중심의 강좌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 별관까지 확대해 기술특화 교육을 강화했다. 신월문화예술센터와 넓은들미래교육센터도 개관해 지역 간 교육·문화 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그동안 신월권엔 이런 시설이 없어 학부모들이 목동까지 가서 '왜 우리 동네엔 없느냐'고 했다"며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알고 하나씩 채워가는 것이 균형발전"이라고 밝혔다.

도시정비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신월시영아파트(3149세대) 재건축이 정비구역 지정으로 속도를 냈고, 신월7동·5동 재개발과 신월1·3동 모아타운도 추진되고 있다. 그는 "정비사업은 계획이 멈추면 5년, 10년씩 흘러버린다"며 "양천구는 모든 구역의 정비계획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업성이 낮은 모아타운과 공항소음 피해지역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서울시가 관심을 가지고 기부채납 비율을 완화하면 사업성이 충분히 살아난다"고 덧붙였다.

숙원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가 9년 만에 기공식을 열었고, 공공기여공간에는 신정체육센터가 들어선다. 첫 지하철역이 생기는 대장홍대선도 다음 달 착공식을 앞두고 있다. 이 구청장은 "이 지역은 잘하면 요지가 되고, 못하면 변방이 된다"며 "도시철도 연결이 관건이었는데 착공이 확정돼 큰 변화를 맞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신정차량기지 이전과 2호선 지선 연장 필요성도 언급하며 "신월 1·3·5동의 교통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양천 락(樂) 페스티벌은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다. /양천구

생활 인프라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신월7동 주민센터가 34년 만에 복합청사로 재건축됐고, 신월1·2동 주민센터도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보건소 별관 신설, 오솔길 주차장 조성 등 생활편의 시설도 확충됐다.

지역 정체성을 살린 문화 활동도 활기를 띠고 있다. 양천 락(樂) 페스티벌은 항공기 소음을 음악으로 덮는 역발상 콘셉트로 큰 호응을 얻으며 신월동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는 "비행기보다 시끄러운 락을 틀면 소음이 문제가 되지 않더라"며 "불가능하다는 말에 갇히지 않고 해결의 길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끝으로 "균형발전은 잘나가는 곳을 깎아 어려운 곳에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부족한 점을 정확히 파악해 채워가는 과정"이라며 "이런 방식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만들고, 결국 서울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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