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김혜경·김정숙 수사는?"…특검, 텔레그램 확보


김 여사, 두 차례 참고인 조사 불응
조태용 전 국정원장, 이번주 내 기소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확보했다. 김 여사는 특검팀이 두 차례 참고인 신분 출석을 요청했으나 불응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확보했다. 김 여사는 특검팀 출석 요청에 불응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앞서 압수수색한 박 전 장관의 휴대전화에서 김 여사가 지난해 5월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수사는 왜 진행이 잘 안되냐"란 취지로 보낸 메시지 내용을 발견했다.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은 지난해 5월 2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수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12일 뒤 법무부는 인사 시점이 아닌데도 갑작스럽게 서울중앙지검 김 여사 수사 지휘라인을 모두 교체했다.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지휘했던 김창진 1차장검사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한 고형곤 4차장검사는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발령이 났다.

특검팀은 이런 물갈이 인사 배경에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박 전 장관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특검은 당시 박 전 장관이 김 여사에게 답한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자료를 살펴볼 예정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공천개입 의혹 등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 방어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창원지검에서 지난해 11월 작성한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수사보고서를 박 전 장관이 검찰에서 보고받고 김 여사에게 전달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의혹을 놓고 김 여사에게 두 차례 참고인 신분 조사 출석을 요구했으나, 건강상 이유와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모두 불응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24일 오후에 열렸다. 김 여사가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5. 9. 25. 사진공동취재단

내란특검의 수사기간은 다음 달 14일로 얼마 남지 않았다. 박 전 장관의 혐의가 김 여사와 연루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수사는 김건희특검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박 전 장관 조사 내용 중)일부는 김건희특검의 수사 대상 범위에 해당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라며 "수사가 중복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양 특검이 잘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구속 상태인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시켜 조사 중이다. 조 전 원장은 국회에 국정원 CCTV 자료를 선별 제출해 정치 관여를 금지하는 국정원법을 어긴 혐의 등을 받는다. 조 전 원장 조사는 이날로 마무리되며 곧 기소될 전망이다.

이날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지냈던 김상민 전 부장검사도 오후 2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부장검사에게 12·3 비상계엄 당일 조 전 원장과 통화한 경위 등을 확인했다고 알려졌다. 조 전 원장은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3일 밤 11시 51분께 김 전 부장검사로부터 전화를 받고 14초가량 통화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김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주며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현재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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