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를 연달아 불러 조사한다. 특검 수사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오는 26일 김 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다. 김 의원의 특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혹은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공흥지구(2만2411㎡·350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개발부담금 면제와 인허가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는 이에스아이엔디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이에스아이엔디는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양평군 공흥리 일대에서 도시 개발 사업을 벌이며 350세대 규모 아파트를 지었다. 이 과정에서 개발 부담금을 부담하지 않고 사업 기간도 뒤늦게 연장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의혹이 불거진 2021년 3월 양평군수였던 김 의원은 이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된다. 특검은 김 의원이 김 여사 일가의 편의를 봐준 것 아닌지 의심한다. 지난 7월 특검이 김 의원의 의원실 등을 압수수색할 당시 영장에 김 의원은 특가법상 국고손실 피의자로 적시됐다.
김 의원 조사 다음 날인 27일에는 김 씨를 재차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지난 4일과 11일에도 김 씨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김 씨는 증거인멸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카드, 4명의 경찰 이력이 담긴 인사 명단 등을 발견했다. 이후 압수하기 위해 영장을 새로 받아오자 물품들이 사라졌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김 씨에 대한 여러 차례 조사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법원은 지난 19일 김 씨에 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주된 혐의의 경우 의심을 넘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증거인멸을 인정한 피의자의 영장 기각은 범죄 피의자들에게 잘못된 판단 근거를 줄 수 있다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 씨는 김 씨와 모자 관계인 점과 범행 가담 정도,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 후 특검은 김 씨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여사 일가 수사에서 특검이 풀어야 할 문제는 아직 남았다. 특검팀은 지난달 양평고속도로 종점부 의혹과 관련해 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국토교통부 공무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다만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기간 동안 핵심 피의자의 신병 확보 여부와 이번 주 추가 조사 결과가 김 여사 일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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