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달' 김건희특검…수사 난항에 조직 기강도 도마


김진우 신병 확보 실패…김선교 조사 주목
수사관 와인 논란 등 내부 관리 부실 지적
윤 부부 불출석…봐주기 수사도 이제 시작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7월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 기간 만료를 한 달 남짓 앞두고 핵심 피의자의 신병 확보 실패와 내부 관리 소홀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기간 내 수사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특검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최근 마지막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내달 28일까지 수사할 수 있게 됐다. 3대 특검 중 가장 긴 수사 기간을 확보한 셈이다.

법원은 최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김 씨에게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특검은 증거인멸을 사실상 인정한 김 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범죄 피의자에게 잘못된 판단 근거를 줄 수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검은 다음 주 김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한 후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 일가 의혹 수사라는 큰 틀에서 보면 이같은 상황은 수사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은 오는 26일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의원의 조사가 답보 상태인 수사에 돌파구를 만들어 줄지 주목된다.

수사 뿐 아니라 내부 기강 문제도 골칫거리다. 지난달 특검 소속 수사관 A 씨가 근무시간 이후 사무실에서 와인을 마셨다가 적발됐다. 이 수사관은 사무실에 외부인 여성을 데리고 들어와 논란을 빚은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에 특검은 수사관이 데려온 사람은 외부인이 아니라 수사관이었으며 보안 인력이 알아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다만 특검의 설명에도 근무 기강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민 특검의 주식 투자 의혹 등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라 더 뼈 아프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22년 11월15일(현지시간) G20 환영 만찬에서 로저비비에 가방을 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월 체포영장 집행을 두차례나 거부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한 차례도 김건희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수사기간 종료가 임박한 시점인 내달 17일로 출석을 통보했다. 김 여사는 내달 4일과 11일로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출석하더라도 얼마나 조사에 협조할 지 관심거리다.

뒤늦게 수사팀을 꾸려 본격화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에 수사는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수사 기간 만료를 두 달 앞두고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최근 대검찰청으로부터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의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사팀 기록 일체를 확보했다. 약 1만 쪽 분량으로 당시 수사심의위원회의 기록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 분석에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출범 당시 40명이던 파견 검사 가운데 9명이 이미 검찰청으로 복귀해 현재는 30명 안팎이 남은 상태다. 수사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채상병특검조차 공소유지 인력이 약 3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건희특검의 인력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22일 오후 3시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주포'로 불리는 이모 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다. 이 씨는 도주 34일 만에 붙잡혔다.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특검팀이 한 숨 돌릴 수 있을지 영장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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