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행비서 "샤넬 구두 신은 모습 봤다"…법정 증언


정지원 전 행정관 김건희 재판 증인 출석
'건희2' 연락처 "내가 사용…김 여사 한두 번 빌려 써"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구두를 한두 차례 신은 걸 본 적이 있다는 수행비서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 여사가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이 제공한 샤넬 구두를 신은 걸 본 적이 있다는 수행비서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4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9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오후 재판에는 김 여사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3개와 구두 사진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샤넬 구두를 착용한 걸 본 적이 있냐"는 특검팀 질문에 "저 구두는 (김 여사가) 한두 번 신은 걸 본 거 같다"고 말했다.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진을 보고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 12일 김 여사가 받은 샤넬 가방과 구두, 목걸이 등 증거물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구두를 두고 "바닥에 사용감이 있다"고 밝혔다.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정 전 행정관은 특검팀이 김 여사가 각종 청탁의 창구로 사용했다고 의심하는 '건희2' 연락처의 주인이기도 하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직접 사용한 번호라는 여러 정황을 제시해도 한사코 '건희2' 휴대전화를 김 여사가 아닌 자신이 사용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에게 "위증을 하면 처벌받는다"고 강조하며, 김 여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나눈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 여사는 윤 전 본부장에게 "제가 이 번호는 좀 비밀리에 한 번호"라고 말하며 "언제든지 전화 주고, 전화가 와 있으면 내가 나중에라도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연락처를 김 여사가 사용한 것이 아닌지 캐묻자, 정 전 행정관은 "한두 번 정도는 제 것을 빌려서 통화하신 것 같기도 하다"며 "(김 여사가) 고위직 분들에게 직원 전화라고 말하면 실망할 것 같아서 비밀 전화번호라고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건희2' 연락처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보낸 인사 청탁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전 씨는 대선 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 연락처로 대통령실 인사수석실·의전비서관실·정무수석실 등에 8명을 채용해달라며 명단을 첨부하고 "대통령 취임식 초청 부탁드립니다. 사모님한테 말씀드려서 꼭 해주시라고 당부한 겁니다"라고 보냈다.

그러자 '건희2'는 전 씨에게 "전부 이력서를 부탁합니다"라고 답했고, 전 씨는 "이력서 파일을 내가 못 보내서 처남한테 시켜서 비서한테 보낼게"라고 다시 답변했다.

정 전 행정관은 당시 이 내용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내용을 출력해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 책장이 있는 쪽에 두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가 직접 "(김 여사에게) 이야기도 안 하고 일방적으로 올려놨다니 납득이 안된다"며 "본인이 보좌하는 사람이 영부인인데, 영부인에게 보고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이어 "'비서한테 보낼게'라는 말은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이 비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보낸 게 아니냐"며 전 씨가 메시지를 김 여사에게 보낸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물었다.

정 전 행정관은 "전 씨는 저 번호를 영부인 번호라고 생각해서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용한 휴대전화"라며 "그런데 '비서한테 보낼게'라고 한 건 사용자를 영부인으로 착오해서 보낸 건지,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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