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체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지만 체감 난이도는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문항들은 전년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수능은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에 응시한 수험생은 55만4174명이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수는 지난해(34만777명)보다 3만1120명(6%) 증가한 37만1897명이다. 올해 고3인 2007년생, 황금돼지해에 출생아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N수생 등 졸업생은 18만2277명이다.
EBS 현장교사단은 올해 수능 난이도에 대해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다"고 총평했다. 교사단 총괄 윤윤구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교사는 "전체 난도는 작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문항들이 작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상위권 변별과 전체 수험생 난이도 조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적절한 수준에서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 수학은 140점으로 적정 난이도를 보였다.
윤 교사는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선택과목의 유불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잘 보여줬다"며 "난도가 높은 문항의 EBS 연계를 통해 연계 체감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모평과 9월 모평을 거치면서 연계 교재를 통해서 약점을 보완한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2027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는 모든 예비 수험생들이 학교 수업 중심, 연계 교재 중심의 학업이 유효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어, 수학, 영어에서 EBS 수능 연계교재와의 연계율은 각각 53.3%, 50%, 55.6%다.
반면 입시업체들은 대체로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전년도 수능보다는 다소 어려웠다"며 "변별력 확보를 위해 배치된 일정 난이도 이상의 문항이 수험생들 시간 관리를 어렵게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 "국어, 수학 모두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고 영어는 작년 정도 난이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는 탐구영역 난이도와 상관없이 전과목 총점에서는 적당한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어, 수학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성호 대성학원 대표는 "국어, 수학 모두 변별력있고,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9월 모평은 보지 않고 수능에는 응시한 7만6587명의 수준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교사는 표준점수 최고점 등은 지난해와 약간 차이가 있지만, 1등급을 받기 위한 원점수 기준은 비슷할 것으로 예측한다. 최상위권과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문제들이 까다롭게 출제됐을 뿐 난이도는 작년과 전체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에서다. 윤 교사는 '사탐런'에 대해서는 "지금의 흐름으로 본다면 2027년도 수능에서 사탐런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탐런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탐런이 이뤄지는 소수 과목에서 수험생들의 밀집도가 높아질수록 시험 난이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