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가방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배우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특검 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의원의 배우자에게는 정당법 위반 외에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 배우자에게 직무 관련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전달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다.
이에 앞서 특검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위치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프랑스제 명품가방 '로저비비에'를 발견했다.
가방에는 김 의원의 배우자가 작성한 메모지도 함께 발견됐다. 김기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였다.
이후 김 의원과 김 여사 모두 지난 2023년 3월 김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당선된 직후 그의 배우자가 김 여사에게 클러치백을 선물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양측 모두 '의례적 차원이었다'며 대가성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조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 여사를 정당법 위반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공모해 당 대표 선거에서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집단 입당의 대가로 통일교 측에 정부 차원의 지원과 교단 인사의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했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그러나 김 의원 배우자 관련 의혹이 공소장에 추가될 가능성은 아직 없는 상태다.
특검은 이날 양남희 웰바이오텍 회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최근 관련 사건 피의자들의 도주 사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소환 시 특검수사 종료 시까지 출석에 불응하고 도주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양 회장이) 공공연하게 특검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기 때문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도주했다 체포된 이기훈 전 삼부토건 회장처럼 증거은닉이나 범인도피 혐의는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 회장은 웰바이오텍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도 주포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지난 9월 포렌식 조사를 위해 특검팀을 한 차례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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