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명태균 특검 출석…오 "여론조사 제공 안 돼" vs 명 "비용 대납 사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참고인
명태균, 대질조사 불출석 의사 선회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오전 8시58분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동시 출석했다.

특검팀은 8일 오전 9시40분께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오 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명 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 시장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이날 오전 8시58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현관에 도착했다. 이번 대질조사는 오 시장 측이 먼저 요청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월 '명 씨가 실시한 오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 13건 중 최소 12건이 조작됐다'는 내용의 경향신문 보도를 인쇄해 손에 쥔 채 "명 씨가 우리 캠프에 제공했다는 비공표 여론조사의 거의 대부분이 조작됐다는 경향신문의 기사다. 이것조차 캠프에 정기적으로 제공된 사실이 없다는 게 포렌식 결과 밝혀졌다"며 "공정한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다만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부인하나', '명 씨는 보궐조사 전후 7회 만났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한 차례 조사받았으나 특검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특검은 지난달 18일과 19일 오 시장의 피의자 조사 출석을 조율했으나, 국정감사 준비를 이유로 불발됐다.

명 씨도 남색 점퍼 차림으로 이날 오전 9시13분 특검 건물에 도착했다. 명 씨는 보궐조사 전후로 몇 차례 만났나는 질문에 7차례고, 제 기억으로는 더 만났다고 했다. /이새롬 기자

같은 의혹에 연루된 명 씨도 남색 점퍼 차림으로 이날 오전 9시13분 특검 건물에 도착했다. 명 씨는 '보궐조사 전후로 몇 차례 만났나'는 질문에 "7차례고, 제 기억으로는 더 만났다"고 했다.

명 씨는 "오 시장 측에서 '이기는 조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여론조사비 대납도 사실"이라며 "김한정 씨가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아서 입금했겠나. 지시해서 연결해준 사람이 바로 오 시장이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캠프 측에 여론조사 결과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는 취재진의 말에는 "아직 나이도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치매가 오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명 씨는 대질조사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이날 입장을 바꿔 출석했다. 명 씨는 "오 시장이 감옥에 가든 5선 서울시장이 되든 나와 무슨 관계가 있냐"며 "밥 한 끼 안 사는 사람인데 나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은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 씨가 영업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가 1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납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명 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오 시장과 7차례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론조사 대가로 아파트 제공을 약속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반면 오 시장은 명 씨와 2번 만났으나 이후 관계를 끊었으며, 후원자인 김 씨가 여론조사비를 냈다는 사실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두 사람의 진술이 핵심 쟁점에서 엇갈린 만큼 대질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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