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점 만점도 있었다…수능성적 30년 변천사


배점, 표준점수 도입여부 따라 성적표 표기 달라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는 13일 시행된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2026학년도 6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오는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탐구2과목과 제2외국어까지 모두 치르면 원점수 기준 '500점 만점'이다. 언어·수학·영어 각각 100점, 탐구·한국사·제2외국어/한문은 50점 씩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과목별 만점이 100점, 50점이었던 건 아니다. 1993년 처음 치러진 수능은 '200점 만점'으로 시작해 400점, 440점, 650점 만점 등을 거쳐 지금의 형태가 됐다.

◆ 30년 전 수능은 '200점 만점'

수능이 첫 실시된 1993년에는 8월과 11월 두 차례 치러졌다. 언어·수리탐구·영어 세 과목을 합산해 200점 만점이었다. 영역별 배점도 언어 60점, 수리탐구 100점, 영어 40점으로 달랐다. 지금의 수학과 탐구 영역을 뜻하는데 인문·자연계 구분 없이 동일한 과목으로 시험을 치렀다. 인문계 수험생도 사회·과학 과목을 모두 공부해야 했다. 이 땐 표준점수는 산출하지 않았다. 세 개 영역별 점수와 총점, 총점에 따른 백분위가 기재됐다.

1995학년도 수능도 200점 만점이었다. 다만 수리탐구 영역이 수학에 해당하는 (i)와 사회·과학탐구에 해당하는 (ii)로 나뉘며 네 개 영역으로 세분화됐다. 성적표에 표기되는 방식도 언어 60점, 수리탐구(i) 40점, 수리탐구(ii) 60점, 영어 40점 만점 기준으로 달라졌다.

수리탐구는 이때부터 계열별로 출제 범위를 달리 하기 시작했다. 인문계는 수리탐구(ii)에서 사회과목의 출제 범위가, 자연계는 수리탐구(i)에선 수학, 수리탐구(ii)에선 과학 과목의 출제 범위가 확대됐다.

◆ 1997년부터 400점…2001년 제2외국어 도입

1997학년도 수능부터는 '400점 만점' 시대다. 언어 120점, 수리탐구(i) 80점, 수리탐구(ii) 120점, 영어 80점으로 구성됐다. 수리탐구(ii) 배점은 인문계는 사회과목 72점·과학과목 48점, 자연계는 그 반대였다. 인문계열은 사회문화와 세계지리에서, 자연계열은 물리와 화학에서 별도의 문제가 일정비율 출제됐다. 성적표에는 영역별 원점수와 총점, 계열별 백분위 점수가 함께 표시됐다.

1999학년도 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선택과목제와 표준점수제가 도입된 것이다. 인문계 수험생은 공통사회·국사·윤리를 필수과목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세계사·세계지리 중 하나를 택해 시험을 봤다. 자연계는 공통과학을 필수과목으로, 물리Ⅱ·화학Ⅱ·생물Ⅱ·지구과학Ⅱ 중 하나를 선택했다. 내 점수가 평균에 비해 얼마나 높고 낮은지를 보여주는 표준점수가 성적표에 기재된 것도 이 때부터다.

2002학년도 수능 성적표 예시. 수능 성적표에 가장 많은 정보가 제공됐을 때다./한국교육개발원

2001학년도 수능에선 제2외국어가 선택과목으로 처음 등장했다. 40점 배점으로, 제2외국어까지 선택한 경우 440점이 만점이 됐다. 그러나 총점에 대한 백분위나 표준점수는 선택과목을 제외한 400점 기준으로 산출됐다. 2002학년도 수능부터는 지금도 적용하는 9등급제가 실시된다. 성적표에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뿐 아니라 영역별 등급과 5개 영역 종합 등급도 표시됐다.

◆ 선택형 수능부터 등급제까지… 전과목 등급만 표시한 적도

2005학년도 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선택형 수능' 신설이다. 인문계는 더 이상 과학 과목이, 자연계는 사회 과목이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수험생들이 공부 부담을 덜었다. 수능 배점도 언어·수학·영어 각각 100점, 탐구·제2외국어/한문은 50점 씩으로 지금과 같아졌다. 인문계는 사회탐구영역 11개 과목에서, 자연계는 과학탐구영역 8개 과목에서 최대 4과목 씩 선택해 시험을 봤다. 탐구 4개와 제2외국어까지 보는 경우 650점이 만점이다.

2007년도 수능 성적표부턴 원점수 없이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만 표시됐다. 2008년도엔 1~2점 차이에 따른 서열화를 막기 위해 등급만 표기했다. 그러나 1~2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면서 오히려 입시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져 원상복구됐다. 탐구 과목 수도 줄었다. 2012학년도부터 최대 3개, 2014학년도부터는 최대 2개로 제한됐다.

한국사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필수 영역으로 지정됐다. 한국사 미응시자는 수능 전과목 성적이 무효처리된다. 대신 한국사는 절대평가, 5등급제다. 50점 만점 중 40점 이상은 1등급, 39~35점은 2등급인 식이다. 영어는 이듬해인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 9등급제로 전환됐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는 제2외국어·한문도 절대평가로 치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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