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내란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전면 부인했다.
곽 전 사령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증언은 윤 전 대통령이 곽 전 사령관을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대통령 관저 만찬 상황을 놓고 직접 신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만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언급했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에 군 수뇌부들이 다들 자대로 가야 한다고 몇 사람만 온다고 해서 관저에 있는 주거 공간으로 갔다"며 "한 8시 넘어서 와서 앉자마자 소맥,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하지 않았느냐. 술 많이 먹었죠. 내 기억에 굉장히 많은 잔이 돌아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어 "국군의 날이 국군 생일 아니냐"며 "저녁을 그냥 넘어가기 그래서 초대했더니 많이 못 온다고 해서 만찬장 말고 (관저에서) 했다. 거기서 시국 얘기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이때까지 못 한 얘기를 하겠다"며 "한동훈 얘기를 분명히 하셨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만나면 국정 얘기 늘 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말하자 곽 전 사령관은 "지금까지 차마 말 안 했는데 한동훈하고 일부 정치인을 당신 앞에 잡아 오라고 했다"며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고 죽이겠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때까지 검찰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 없다"며 "윤 대통령이 그 얘기를 안 했으면 제가 안 했을 텐데, 앞뒤 상황에서는 비상대권 이런 기억이 있다. 더 말씀 안 드리겠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의 말에 윤 전 대통령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같은 증언 이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을 포함해 저희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변호인들이 직접 물어봤을 때 윤 전 대통령은 수차례 '한동훈을 내가 왜 체포하거나 잡아 오라고 하겠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곽 사령관의 진술은 그간 일관성이 부족하고 발언이 자주 바뀌어 온 점에 비춰 보더라도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매우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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