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처음 출석했다.
김 전 실장은 27일 오전 9시 6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임명될 당시 문제될 것이란 생각 못 했나', '당시 이 전 장관이 피의자 신분이었는데 호주대사로 임명하면 문제될 것이란 인식이 없었나' 등 취재진 질문에 "특검팀에 가서 이야기하겠다"고만 답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채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로 입건됐지만 출국금지 상태이던 같은달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됐다. 법무부는 나흘 뒤엔 같은달 7일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전 장관은 임명 7일 만에 돌연 출국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그를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같은달 28일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 명분으로 귀국했고, 이튿날인 29일 사임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2023년 12월경 호주대사에 내정돼 인사검증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윤석열 정부 초기 대통령비서실장으로, 2022년 5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재임했다.
지난 24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구속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처음으로 특검팀에 출석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9시 23분께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려 구치소 직원 2명과 함께 들어왔다. 넥타이 없는 남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싸고 양 손은 포박된 상태였다.
그는 '여전히 채상병 순직 사건에 법적 책임 없다는 입장 고수하나', '경찰 조사 단계에서 부하들 진술 내용 어떻게 알게 됐나', '부하들은 실질적인 지휘권이 사단장에게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입장 있나', '구속 후 첫 조사인데 입장 있나', '구속적부심 청구할 계획 있나' 등 기자들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임 전 사단장은 채상병의 소속 부대장이었으며,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한 수색 작업을 지시해 채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다. 최 전 대대장은 채상병 사망 전날인 2023년 7월 18일 자체 결산 회의를 주재하면서 "내일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며 채상병이 속한 포7대대가 사실상 수중수색으로 오인할 수 있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당시 작전통제권이 단편명령에 따라 육군 50사단으로 넘어갔는데도 임 전 사단장이 작전수행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시한 사항이 상당히 있다고 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외압 의혹 관련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박석일 전 공수처 수사3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26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전 부장검사는 '송창진 전 부장검사 위증 혐의 사건을 배당받고도 왜 대검찰청에 통보 안 했나'라고 묻자 "저도 할 거 다 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럼 통보는 했는데 윗선에서 하지 말라고 한 건가'라는 질문에 "일단 수사 상황이니까 말씀드리긴 그렇다. 열심히 했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수처가 접수한 이후 특검팀에 이첩하기 전까지 사건 처리와 관련해 사건 담당 주임검사인 박 전 부장검사와 이재승 공수처 차장, 오동운 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특검팀은 지난 8월 29일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와 관련해 과천 공수처 청사를 처음 압수수색했는데, 이 때 확보한 증거물을 토대로 추가 범죄 혐의를 인지했다.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로 고발됐다. 그는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을 놓고 "공익신고자가 와서 조사를 받기 전에는 해병대 관련 수사 외압 등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같은달 송 전 부장검사를 수사외압 의혹 수사 지휘 및 감독 업무에서 배제했고, 그는 지난해 말 사의를 표명하고 공수처를 떠났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