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종묘 차담회'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매관매직 의혹'으로 특검팀 조사를 앞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과 2년 전 출입이 통제된 경복궁 근정전을 방문한 일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수사 대상은 아니지만 외부 출입이 통제된 경복궁 내 명성황후 거처를 방문한 일도 뒤늦게 입길에 오르고 있다.
25일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휴궁일인 2023년 9월12일 경복궁을 방문해 근정전 어좌(용상)에 앉았다. 당시 이 전 위원장이 동행했다.
근정전은 외부에서만 볼 수 있고 내부 출입은 금지된 곳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어좌에 앉았던 일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위원장은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으로 특검팀의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로 두 차례 불응한 상태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여사 측에 위원장직을 청탁하기 위해 금거북이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여사 측은 "한-아프리카, UEA국빈방문 대비 다른나라 정상 또는 영부인이 참여하는 궁 행사 등을 앞두고 사학자인 이배용 전 위원장의 설명을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2024년 정상회의 행사를 위한 사전 방문·외교행사 준비 일환이었으며 이 전 위원장의 손을 붙잡고 다닌 것은 발목이 불편한 고령자를 부축하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어좌 논란을 놓고는 당시 김 여사도 현장에서 기억나지 않는 연장자의 권유가 있어 망설이다가 잠시 의자에 앉았다 일어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3월5일 명성황후가 사용하던 경복궁 건청궁 내 곤녕합을 방문한 일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곳은 원칙적으로 관람이 금지된 곳인데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당시 사전 연락 없이 방문해 10분간 둘러봤다고 한다.
김 여사 측은 "곤녕합은 이미 일반인에게도 개방된 적이 있었고 국가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대통령 부부가 사전에 현장을 꼼꼼히 챙겨봤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일반인 관람시간 외 방문했다. 갈체코 프라하 궁전도 일반인 관람 이후에 체코 대통령 부부 안내를 받고 관람한 사례가 있다"며 "국내 문화 유산을 알리기 위한 대통령 부부의 노력을 자극적인 언어로 폄하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3일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하는 등 국가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한 의혹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재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