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족들 "감사원, 3년 걸린 면피성 감사"


"국회는 신속한 재감사 의결해야"
참사 3주기 12개국 희생자 유족들 방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면피성이라고 비판하며 재감사를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159명이라는 대규모 인명을 앗아간 참사에 대해 감사 명목으로 3년을 허비하고도 무책임한 면피성 감사 결과를 내놓은 감사원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면피성"이라고 비판하며 재감사를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159명이라는 대규모 인명을 앗아간 참사에 대해 감사 명목으로 3년을 허비하고도 무책임한 면피성 감사 결과를 내놓은 감사원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감사원이 내놓은 결과는 '외형적 재난관리 인프라는 이미 선진국 수준임에도 재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재난관리 수행자에 대한 투자가 적었기 때문이었으며, 걸맞은 처우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라며 "이는 경찰이 참사의 원인을 '군중 유체화 현상'으로 돌리며 현장에 있던 시민을 탓한 것만큼이나 말도 안 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참사 당시와 전후로 예방·대비·수습·대응 과정 전반에서 정부기관과 공직자들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어떤 미흡함이 있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국회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재감사를 신속히 의결하라"고 요구했다.

이태원 참사는 오는 29일로 3주기를 맞는다. 이에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은 이날부터 6박7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유족들은 "이재명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외국인 유족들이 3주기 추모행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한국 유족과의 만남 등 일정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참사 희생자 159명 중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14개국 26명의 외국인이 포함됐다. 이번에 방한하는 외국인 유가족은 희생자 26명 중 21명의 가족으로, 총 46명이다. 국적은 이란, 러시아, 미국, 호주, 중국, 일본 등 총 12개국이다.

이들은 이날 입국해 다음날인 25일 오후 1시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을 방문한다. 대부분 참사 현장을 처음 찾는 만큼 추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는 29일 유족들과 시민대책회의, 정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공식 추모행사 '기억식'에 참여한 뒤 30일 출국할 계획이다.

유족들은 "외국인 유족들의 방한을 계기로 정부가 우리의 고충을 경청하고, 피해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알 권리와 애도할 권리 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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