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주영 기자]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고문 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 박모(22) 씨의 유해가 21일 국내 송환됐다. 지난 8월8일 숨진 채 발견된 지 74일 만이다.
박 씨의 유해를 실은 대한항공 KE690편은 이날 오전 8시4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오전 8시44분께 공항 2터미널 B게이트에서 유골함을 들고 나왔다.
박 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은 공항에서 유해를 인수받았다. 이후 경북 예천군에 있는 유족에게 유해를 전달할 예정이다.
박 씨의 유족은 이날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경찰 역시 유족의 의사를 고려해 별도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유해 송환은 전날 현지 공동 부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경찰은 전날 오전 10시35분께부터 오후 1시30분께까지 캄보디아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서 현지 수사당국과 공동으로 박 씨 시신을 부검했다. 박 씨 시신은 지난 8월부터 이 사원 내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부검 결과 시신 훼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곳곳에서 다수의 타박상과 외상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을 마친 후 화장 절차를 밟았으며, 이후 유해를 싣고 오후 11시30분께 캄보디아를 출발했다.
경찰은 향후 조직검사, 약독물검사, 양국에서 진행 중인 수사결과 등을 종합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박 씨는 지난 7월17일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출국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지난 8월8일 캄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사망진단서에 '고문에 따른 극심한 통증에서 비롯된 심장마비'라고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은 다음날 한국인 사망사건을 확인한 뒤 11일 경찰청에 신원확인을 요청했다. 경찰은 대사관을 통해 현지 경찰의 수사 협조를 요청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차례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15일 캄보디아로 출국해 현지 경찰과 함께 박 씨 사망사건의 공동 조사와 부검 절차를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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