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국인 모욕·명예훼손 매년 증가…중국 혐오 '심각'


모욕 13→47건, 명예훼손 5→18건…10명 중 4명 중국인
혐오 집회·정치인 선동 문제…"사회적 차원 규제 시급"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인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사건은 총 52건, 모욕 사건은 총 141건 발생했다. 최근 일부 극우 단체의 반중 집회가 잇따르고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가짜뉴스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혐오 정서가 범죄로 번지지 않도록 사회적 차원의 규제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뉴시스

[더팩트ㅣ강주영 기자] 국내에서 모욕이나 명예훼손 피해를 입는 외국인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피해자 10명 중 4명은 중국인이었다. 최근 일부 극우 단체의 반중 집회가 잇따르고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가짜뉴스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혐오 정서가 범죄로 번지지 않도록 사회적 차원의 규제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인을 상대로 한 모욕 사건은 총 141건, 명예훼손 사건은 총 52건 발생했다.

연도별로 모욕은 2022년 13건, 2023년 35건, 지난해 46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47건 발생해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를 넘겼다. 명예훼손도 2022년 5건, 2023년 10건, 지난해 19건, 올해 8월 18건 등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국적별 모욕 피해자는 중국이 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13건, 우즈베키스탄 11건, 베트남 7건, 호주·캐나다 각 6건, 러시아·일본 각 5건, 필리핀·대만 각 4건, 태국·몽골 각 3건, 미얀마연방·이집트·카자흐스탄·캄보디아 각 2건 등이었다. 네팔·키르기스스탄·모코로·알제리아·콩고민주공화국·타지키스탄·독일·방글라데시·시리아·스리랑카 국적 피해자도 1건씩 있었다.

국적별 명예훼손 피해자도 중국이 17건으로 최다였다. 미국 12건, 우즈베키스탄 8건, 태국·몽골·대만 각 2건, 호주·방글라데시·나이지리아·멕시코·스리랑카·에디오피아·일본·베트남·튀르키예·필리핀 각 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인 모욕 피해자 비율은 2022년 46.1%, 2023년 51.4%, 2024년 32.6%, 올해 8월까지 36.1%를 차지했다. 중국인 명예훼손 피해자 비율은 2022년 20%, 2023년 40%, 2024년 21.0%에서 올해 8월 44.4%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혐오, 일명 '제노포비아(Xenophobia)' 현상을 막기 위해 특정 국가, 인종 등에 대한 배척정서를 지양하는 동시에 중재할 수 있는 제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진석 동국대 MICE관광산업연구소 연구교수는 "K-콘텐츠가 부상하고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혐오정서가 범죄로 이어질 경우 국가적으로 막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특정 인종과 국적 배척은 사회적 차원의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상근 변호사는 "특정 집단을 상대로 한 혐오가 개개인에게 미치고 있는만큼 혐오 조장 집회에 처벌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며 "특정 정당 정치인들의 혐오 선동도 나타나고 있는데 정당 차원의 규제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y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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