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중단' 서면경고는 합헌…헌재 "무죄추정 원칙 위반 아냐"

법원이 스토킹 행위 중단을 서면으로 경고하더라도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법원이 스토킹 행위 중단을 서면 경고하더라도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A씨가 스토킹범죄처벌법 9조 1항 1호에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법원이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스토킹행위자에게 스토킹범죄 중단에 관한 서면 경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청구인은 이 조항이 무죄 추정의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서면 경고는 피해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잠정적이고 임시적인 성격의 조치일 뿐 사회적 비난이나 응보적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면 경고는 스토킹범죄로 처벌하는 데 필요한 입증이 아니더라도 행위·재발 우려·피해자 보호 필요성이 소명되면 충분하고 잠정 조치 절차는 유무죄 판단과는 무관하다고도 설명했다.

'스토킹 범죄 중단'이라는 표현도 범죄자 확정이 아니며 유죄를 전제로 하는 조치라고 볼 수 없어 무죄 추정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서면경고는 이행하지 않더라도 제재를 받지않는 등 특별한 법적 책임이나 의무를 지지 않는다. 잠정 조치 결정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본안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지도 않는다. 이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최근 스토킹,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사건에서 잠정조치나 임시조치의 이름으로 유죄 확정 전에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잠정·임시적 성격의 조치가 도입되고 있다. 이번 헌재 결정은 이러한 조치에 제기되는 무죄추정의 원칙 위반 문제가 최초로 다뤄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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