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운항 D-3…"지하철·버스 보완형 교통수단"


"출퇴근 혼잡 피할 선택지…정시성·쾌적함 중심 수상 교통"

한강버스가 오는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오는 9월 18일 정식 운항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의 구체적인 노선과 운항 계획을 공개했다.

서울시는 15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박진영 미래한강본부장 주재로 약식 브리핑을 열었다.

한강버스는 마곡에서 잠실까지 총 28.9km 구간, 7개 선착장을 연결하며 왕복 운항한다. 선착장은 마곡, 망원, 여의도, 압구정, 옥수, 뚝섬, 잠실 순이며, 총 소요시간은 편도 기준 127분이다. 박진영 본부장은 "이용자들이 지하철이나 버스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보완형 교통수단"이라며, "정시성과 쾌적한 환경을 중시하는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입되는 선박은 총 8척으로, 하루 14회 운항하며 운항 시작은 오전 11시, 마지막 도착은 오후 9시 37분이다. 운항 간격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다. 요금은 성인 3000원, 청소년 1800원, 어린이 1100원이며 환승할인이 가능하다. 월 5000원을 추가하면 기후동행카드를 통해 무제한 탑승도 가능하다.

박 본부장은 "한강을 단순한 여가공간이 아닌 생활 교통망으로 확장하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10월 급행노선, 연말 48회까지 확대…'서울형 수상 교통' 정착 추진

시는 정식운항을 시작한 뒤 약 한 달 후인 10월 10일부터 출퇴근 시간대 급행 노선을 도입할 예정이다. 급행노선은 15분 간격, 편도 82분 소요로, 출근과 퇴근 시간 혼잡을 피해 수상길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식 운항 초기엔 여가 중심 운영이지만, 연말까지 총 12척으로 증편, 하루 48회 운항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평일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주말엔 오전 9시 30분부터 운항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한강을 단순한 여가공간이 아닌 생활 교통망으로 확장하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장윤석 기자

다만 속도가 기존 발표보다 늦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 본부장은 이에 대해 "한강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린 데다 안전을 고려해야 해, 시운전 결과 평균 속도를 12노트(약 시속 22~23km)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접안·이안 시간이나 교량 통과 효율성 등을 개선하면 시간이 조금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대폭 단축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민 접근성 보완을 위해 서울시는 선착장 인근에 무료 셔틀버스, 따릉이 대여소, 지하철 연계 노선 등을 마련했다. 특히 마곡·망원·잠실·압구정 등 기존 대중교통과 멀었던 구간엔 셔틀버스를 투입하고, 여의도·옥수·뚝섬은 지하철 연결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일부 선착장에는 편의점, 카페, BBQ 매장 등 다층형 복합 편의시설도 함께 마련됐다.

선내에는 무료 와이파이, 카페테리아, 자전거 거치대, 교통약자 배려석, 경사로형 승선대 등이 갖춰져 있으며, 서울의 명소 이름을 딴 '경복궁호', '달빛무지개분수호' 등 12척의 선박에는 포토존도 함께 배치해 관광 기능도 겸한다.

◆출퇴근 기능은 보완, 혼잡 피하고 여유 즐기는 시민 위한 선택지

한강버스를 놓고 가장 큰 쟁점은 '과연 출퇴근 수단으로 현실적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실제로 마곡~잠실 구간을 왕복하면 4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출퇴근 시간에 시간에 쫓기는 분들이라면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9호선의 경우 혼잡도가 불편하거나, 더 여유롭게 이동하고자 하는 시민들도 급행 말고 일반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있다. 지하철·버스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제 역할을 하는 대중교통"이라고 강조했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선박은 해양교통안전공단이 확인한 동일 모델이며, 선장 숙련도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 평균 운항 불가일은 20일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대부분은 장마·태풍·결빙 등 기상 특보 시 운항이 중단될 예정이다.

승선 시에는 교통카드 인증 및 QR코드 자율 등록 시스템을 도입해, 사고 발생 시 신원 확인과 구조에 문제가 없도록 설계됐다. 또한 외부 공간 개방에 따른 안전 문제는 난간을 1.3m까지 높이고, 승객 전용 구명조끼를 비치하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박 본부장은 "한강은 단순한 수변 여가공간을 넘어 서울의 중심 공간"이라며 "수상 대중교통 도입은 시민의 이동권과 한강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는 실험"이라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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