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약 3개월 전부터 이른바 '제2수사단'을 꾸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수사를 준비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12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의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이 지난해 9월 중순쯤 전화로 정보사 특수요원 명단을 요청했다"며 "북한 고위급 장성을 포함한 대량 탈북 상황에 대처할 유능한 인물로 추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선발된 정보사 요원들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후 '제2수사단'으로 분류돼 부정선거를 수사할 목적으로 과천 선관위 청사 등에 출동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이 '극도로 민감한 사항이라 아무한테도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10월 중순에는 두 명의 대령을 지목해 아예 뽑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문 전 사령관이 지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자 노 전 사령관은 "나 못믿냐, 내가 너한테 나쁜 거 시키겠냐"고 말했고, 이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서 전화가 와 "노상원이 하는 일을 잘 도와라"라고 지시했다고도 증언했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이 명단을 두고 '군무원을 빼고 부사관을 포함해라', '전라도 출신 인원들은 빼라'고 지시했지만, 문 전 사령관은 "지시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장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되물어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전 장관의 야간 운전 업무 등을 담당한 비서관이었던 양 모 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양 씨는 노 전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주2~3회꼴로 김 전 장관의 공관에 드나들었고, 비상계엄 선포 4일 전부터는 거의 매일 공관을 방문했다고 증언했다.
양 씨는 "노 전 사령관이 10월 중순 이후부터 주2~3번 방문했고 평일에는 저녁에, 주말에는 낮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양 씨는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의 방문 사실을 알리면, 공관 근처 공영주차장에서 노 전 사령관을 김 전 장관 차량에 태워 공관으로 데려왔고 별도의 확인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 씨는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선포 직전인 지난해 11월30일과 12월2일에도 공관을 방문했고, 계엄 당일에는 오전에 김 전 장관을 찾았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이 평일 오전에 공관을 방문한 날은 12월3일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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