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시민 누구나 자신의 체력상태 측정 후 맞춤형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는 '체력인증센터'가 2030년까지 100곳으로 늘어난다. 편의점과 학교 매점의 어린이 눈높이 진열대에 고염·고당식품을 제외하고 건강식품을 우선 배치하는 '우리아이 건강키움존'도 본격 도입한다.
서울시는 1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 '더 건강한 서울 9988'을 발표했다.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은 '더 건강한 서울 9988_3·3·3!'이라는 비전 하에 2030년까지 '건강수명은 3세 높이고(70.8세→74세), 운동 실천율도 3%p 올려서(26.8%→30%) 평생 건강한 도시 서울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도시환경과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핵심으로, 계획 수립에는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이 참여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계획에는 △365일 운동하는 도시 서울△건강한 먹거리 도시 △어르신 건강노화 도시 △건강도시 디자인 등 4대 과제, 14개 핵심사업을 담았다.
365일 운동하는 도시 서울은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와 '저속노화' 등 건강관리 트렌드를 반영해 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선 시민들이 필요할 때 체력상태를 측정하고 전문가 진단과 운동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체력인증센터'를 오는 2030년까지 100곳 운영한다. 체력등급향상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최대 2회) '서울체력 9988'을 본격 가동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자치구별 1곳씩 지정·운영 예정이다.
서울체력 9988은 개인별 신체 상태, 운동역량 등을 세밀하게 파악한 후 측정 결과를 건강관리 프로그램 '마이 트레이너 서울'로 연결해 개인별 맞춤 운동 플랜을 제공하고, 운동 실천을 지원한다. 자가 운동법, 생활체육지도자 PT, 러닝크루 등 운동을 안내하고 손목닥터 9988과도 연동해 개인별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한다.
시민참여형 체육 축제도 늘려 나간다. 우선 올가을 시민 5000명이 참여하는 걷기 방식 '느림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 내년부터는 연 7회로 횟수를 늘리고 2030년에는 시민 1만 명이 참여하는 서울 대표 건강축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생활체육 인프라도 확충한다. 2030년까지 날씨에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100곳으로 늘리고, 지역 내 학교 체육시설 100곳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건강한 먹거리 도시 실현에 나선다. 시는 건강한 식습관 확산을 위한 '통쾌한 한끼'를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통쾌한 한끼는 외식이나 배달 시에도 정제된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어 시민들이 어디서나 집밥 같은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000곳를 시작으로 내년 3000곳, 2030년까지 총 1만 5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참여 업소에는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향후 배달앱과도 연계한다.
또한 시는 편의점과 학교 매점을 중심으로 어린이 눈높이 진열대에는 고염·고당식품은 빼고 건강식품을 우선 배치하는 '우리아이 건강키움존'을 본격 도입한다. 내년 300곳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2000곳으로 확대한다.
'가공식품 영양등급제'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시민들의 소비가 많은 음료, 라면, 과자류 등을 중심으로 당·나트륨 함량을 쉽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등급을 표기하는 제도로,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균형 잡힌 식단을 적용하는 단체급식 '서울미래밥상' 적용 급식소도 점차 늘려나간다. 올해 500곳에서 시작해 ’30년까지 3000곳 적용이 목표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맞춰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화도 챙긴다.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남병원, 동부병원 등 4개 시립병원에 '노인전문진료센터'를 신설한다.
호스피스 병상도 현재 145병상(시립병원 5곳)에서 2027년까지 224병상으로 늘린다.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강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서울 건강장수센터'도 올해 5개 자치구 13곳에서 내년 전체 자치구 43곳으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 100곳으로 늘려 총 80만 명의 어르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어르신 맞춤형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도 확대한다. 방문간호사가 직접 가정을 찾아 만성질환부터 우울 검사까지 총 64개 항목에 대한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살피고 어르신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돌봄 자원과 의료 서비스로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만 45세 이상 시민 대상 AI 치매예방관리 플랫폼 ‘브레인핏45’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달 시범 운영으로 치매 위험도 검사와 인지훈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내년에는 AI 챗봇 상담과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을 도입한다.
건강도시 디자인도 주요 과제다. 서울 곳곳에 '건강 쉼 벤치'를 설치해 자연스럽게 오래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외출을 유도해 사회적 고립을 막는다.
이외에도 공공건축물은 설계 공모 단계부터 개방적이고 상징적인 '걷고 싶은 계단'을 포함 시키고, 기존 도심 계단들은 디자인·조명·그래픽 요소를 더해 시민들의 계단 이용을 유도한다.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은 "시간이나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시민 누구나 건강한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책과 시스템의 역할"이라며 "저속노화를 위한 고속정책을 추진하는 도시를 목표로 시민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건강한 일상을 삶의 첫걸음으로 삼고 일상 행복과 건강한 노화가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서울시가 꿈꾸는 도시는 모든 시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상을 누리는 건강도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 실천을 넘어 시민 맞춤 정책과 사회시스템으로 시민건강을 뒷받침하겠다"며 "서울시는 ‘건강’을 시정 중심 가치로 끌어올려 세계적인 ‘건강 도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