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대문 유괴 미수'에 서울 초교 등하굣길 순찰 강화


8일부터 5주간 합동 '특별 안전 대진단'
'늑장 대응' 비판에 "과할 정도 확인했어야"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부터 내달 12일까지 5주간 서울 시내 609개 초등학교에 대한 등하굣길 안전 확보를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서 초등학생 유괴 미수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서울 시내 초등학교 609곳 순찰을 강화하는 등 범죄예방에 나섰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부터 내달 12일까지 5주간 서울 시내 초등학교 609곳을 대상으로 등하굣길 안전 확보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이번 대책은 △통학로 안전진단 △경찰·기동순찰대 등 가용경력 집중 배치 △아동범죄 신고 대응 강화 등 3가지로 나뉜다.

경찰은 구청, 교육청과 합동으로 특별 안전 대진단을 벌여 통학로 곳곳의 범죄·교통사고·재난 안전사고 요인을 발굴한다. 이어 기동순찰대뿐 아니라 녹색어머니회, 자율방범대 등 민간과 협력해 등하굣길에 집중 배치한다.

아울러 기존에 '코드 2'로 분류됐던 아동 관련 신고는 앞으로 모두 '코드 1' 이상으로 접수해 초기부터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서장과 학교 관계자, 교육청 관계자의 간담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약취 유인 미수 혐의로 20대 남성 3명을 긴급 체포하고, 이 중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중학교 동창으로 2명은 대학생, 1명은 자영업자로 드러났다. 동종 전과 및 성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봉 기자

앞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20대 남성 3명을 긴급체포하고, 이 중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중학교 동창으로 2명은 대학생, 1명은 자영업자로 드러났다. 동종 전과 및 성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서부지법은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을 통해 관련 혐의가 추가로 발견될 경우 필요에 따라 영장을 재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을 두고는 "아동 사건은 과할 정도로 확인했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학교 동창인 20대 남성 3명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31분께 식당에서 짬뽕을 먹은 뒤 SUV 차량을 타고 귀가하던 중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모 초등학교 인근을 지났다. 이들은 초등학생에게 접근해 창문을 내리고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이들은 오후 3시32분께도 같은 장소에서 초등학생에게 같은 수법으로 말을 걸었다. 곧이어 오후 3시36분께는 인근 홍은동 공영주차장 앞에서 같은 수법으로 초등학생을 유인하려 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최초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했으나 범죄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당시 CCTV 확인 결과 피해 아동이 지나가는 모습만 보이고 범죄 행위는 포착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2일 관련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면서 경찰은 다시 수사에 나섰다. 이후 또 다른 CCTV를 통해 첫 번째 신고 장소에서 약 1㎞ 떨어진 지점에서 SUV 차량이 초등학생 2명에게 접근하는 장면을 파악했다. 경찰은 차량 추적을 통해 20대 남성 3명을 뒤늦게 검거했다. 이어 첫 번째 신고 사건도 범죄 연관성이 있다고 정정했다.
inj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